▲20일 오후, 구급대에 의해 발견된 저우한쥔 씨
"7세 아들을 품에 안고 살려낸 어머니", "6시간 동안 맨손으로 잔햇더미를 파헤친 끝에 어린 아들을 구해낸 아버지", "지진으로 산통이 온 임산부를 구급차로 옮겨 무사히 분만시킨 병원 의료진"…
쓰촨성 강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속속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미담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쓰촨성 지역신문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루산현(芦山县) 주민 저우한쥔(邹汉君, 49) 씨가 지진 폐허에서 발견됐을 당시 7세 아들 양푸전(杨福珍) 군을 꼭 안은 채 숨져 있었다. 어머니 품 속에 있던 양군은 놀랍게도 상처 하나 입지 않은 상태였으며 즉각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루산현 솽스진(双石镇) 주민 양솽메이(杨双梅, 37) 씨도 지진 폐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역시 8세 아들 양위제(杨宇杰) 군을 보호하고 있었다. 양위제 군은 손가락 부위에 경상을 입었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머니의 위대한 모정이 아들을 살렸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란다"며 이들의 명복을 빌었다.
▲21일, 쓰촨대학 화시병원 의료진이 황샤오 군을 응급실로 이송하고 있다.
필사적 노력으로 아들을 구해낸 한 아버지의 사연도 대륙을 감동시켰다. 바오싱현(宝兴县) 링관진(灵关镇)에 거주하는 황중민(黄忠敏) 씨는 지진으로 인해 2층짜리 집이 완전히 무너졌다. 집안에 있던 어린 아들 황샤오(黄肖) 군을 구해내지 못한 황씨는 주민들의 도움 아래 여섯 시간동안 맨손으로 잔햇더미를 파헤친 끝에 살아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아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신체 일부를 다친 것 외에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현장 한복판에서 새 생명이 무사히 태어나기도 했다. 야안시인민병원 의료진은 분만실에서 올해 23세 임신부인 차오먀오(曹妙) 씨의 분만을 유도하던 중 지진이 발생해 병원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의료진은 차오씨를 업고 밖으로 나와 구급차로 이동했으며 차오씨는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다.
현지 언론은 "지진 발생 후, 21일 낮 12시까지 차오씨와 같이 아이를 출산한 임신부는 현재까지 9명이며 모두 무사하다"며 "이들 중 일부는 아이에게 '지진 중 태어났다'는 뜻의 '전성'(震生)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난징(南京)에서 발행되는 양쯔완바오(扬子晚报)는 2008년 대지진으로 아들을 잃고 올해 지진으로 남은 딸마저 잃은 루징캉(陆静康) 씨의 사연을 전했다.
집에 있던 루씨의 딸은 20일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더미에 깔려 변을 당했다. 루씨는 "딸이 전교에서 14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던 아이였다"며 "대학에 가서 영어교사를 하고 싶어했다"며 눈물을 쏟았다. 루씨는 지난 2008년 5월 12일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아들도 잃었다. 루씨의 아들은 지진 발생 당시 도로변에 있다가 지진으로 인해 미끄러진 오토바이에 치여 숨졌다. 루씨 아들은 사망 당시 결혼한지 1년밖에 안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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