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제5법정에서 심리를 받고 있다.
보시라이(薄熙来·63) 전 충칭시(重庆市) 당서기가 22일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 귀추가 주목된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보 전 서기는 22일 산둥성(山东省) 지난시(济南市)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하나씩 말하겠다"며 매 진술 때마다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보시라이는 이날 재판 시작부터 "법관들이 우리나라의 법률 절차에 따라 이번 문제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심판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순순히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보시라이는 첫번째 혐의부터 전면 부인했다. 검찰 측에서 다롄(大连)국제발전공사 탕샤오린(唐肖林) 총경리로부터 3차례에 걸쳐 111만위안(2억301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에 대해 "탕샤오린이 3차례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탕샤오린의 사업에 도움을 주려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당 서기로 재직하던 다롄시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지 특정인을 위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 중앙기율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을 때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 본심과 달리 이를 인정했다"며 "당시 나는 자세한 사정도 몰랐고 머릿속이 텅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이 탕샤오린의 "보시라이에게 돈을 건넸다"는 영상 증언 후에는 "영혼을 팔아버린 추태"라고 소리쳐 재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보시라이는 오후에 이어진 심리에서도 다롄스더(大连实德)그룹 쉬밍(徐明) 회장으로부터 2천68만위안(37억8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쉬밍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薄瓜瓜)와 아내 구카이라이(谷开来)에게 유학비와 생활비로 대줬으며 프랑스에 있는 호화빌라 한 채도 구입해줬다"고 말하자, 보시라이는 "가족들과 쉬밍이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건 알았지만 이들 모두가 나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클라이막스는 아내 구카이라이의 서면 증언이었다. 구카이라이는 서면을 통해 "2000년대 초 다롄, 선양, 충칭 등에 있는 집에 금고가 있는데, 자신이 아들의 유학자금 조로 8만달러(8천960만원), 5만달러(5천6백만원), 5만위안(9백만원) 등 수차례에 걸쳐 썼었다"며 "이 금고는 부부만 열 수 있도록 돼 있으며 남편이 돈을 넣어뒀다"고 증언했다.
보시라이는 이같은 증언에 "너무 가소로워 웃음밖에 안 나온다"며 강한 부정을 표시했다. 그는 "아내는 (또 다른 집에 있는) 큰 금고에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넣어두고 있었다"며 "그녀가 쓴 돈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심리만 진행한 후 종료됐다. 23일에도 재판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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