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지난 1월 13일 오전 10시, 스모그로 뒤덮인 베이징 시내
베이징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심각한 대기오염을 견디다 못해 짐을 싸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은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베이징에 대규모 스모그가 발생한 후, 외교관•고위급 관리•외국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베이징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의 대기오염 문제는 올해 들어 더욱 심해졌다. 주중미국대사관과 베이징시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베이징의 공기 오염도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를 40배나 넘었다. 당시 미국대사관이 발표한 베이징의 대기오염 수준은 보통 '건강에 매우 해로움(very unhealthy)' 아니면 '건강에 치명적(hazardous)'이었다.
이같이 심각한 대기오염에 적지 않은 베이징 거주 외국인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3년간 거주한 덴마크인 라스 라스무센(Lars Rasmussen) 노키아 마케팅 대표는 최근 두 아이와 유치원 선생인 아내와 함께 돌아가기로 했다. 그는 "외출하면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하고 아이들이 밖에 나가 놀 수도 없는 곳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미국상회 크리스티앙 머크(Christian Murck) 회장 역시 "지난 1월, 최악의 대기오염을 겪은 외국인들 중 다수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중국유럽연합상회 아담 던넷(Adam Dunnett) 비서장도 "회원들이 중국을 떠나는 이유가 많지만 대기오염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기오염은 베이징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FT는 "베이징을 떠날 계획을 하고 있는 외국인은 주요 기업의 경영진이다"며 "일부 기업은 이들의 이탈로 심지어 사업 철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회사의 중국 지사 대표는 "베이징 사무실에 일할 경영진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대상자의 부인이 대기오염을 우려해 중국 파견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FT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거주 등록된 외국인은 60만여명이며 이 중 20만명이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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