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춘절 연휴, 중국 도심에서 터진 폭죽놀이 경관
중국인의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공공경비 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춘절(春节, 설)이 대목인 폭죽 시장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었다.
베이징시정부 폭죽판공실의 발표에 따르면 춘절 전날부터 대보름 자정까지 베이징 전역에서 판매된 폭죽은 37만여상자로 전년도의 57만상자보다 무려 35%나 줄었다.
또한 해당 기간의 폭죽으로 인한 부상자 수는 210명으로 전년보다 23% 감소했으며 폭죽으로 인한 화재사고도 106건으로 전년보다 45%나 줄었다. 판매량, 부상자, 화재사고 수가 동시에 줄어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시(广西), 후난(湖南), 구이저우(贵州) 등 지역의 판매량도 급감했다. 신화(新华)통신은 자체적으로 해당 지역의 폭죽 생산·판매업체 989곳을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춘절 대목을 노렸다가 손해를 봤다. 이 중 45%가 폭죽 구입액의 절반 이상을 손해봤으며 30%는 3분의 2 이상 손해를 봤다.
난닝(南宁)의 한 폭죽 판매상은 "외국에서 고급 폭죽을 대량으로 수입했는데 준비한 물량의 3분의 1도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저우(广州), 하이커우(海口), 정저우(郑州) 등 지역 역시 마찬가지로 정저우의 한 판매상은 "올해 폭죽 판매량은 예전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이같이 폭죽 판매가 부진한 이유로 "시장의 주요 구매자인 공공기관과 국유기업이 폭죽 구매를 대폭 줄인 데다가 지난달 발생한 스모그로 인해 일반인의 환경보호 의식이 제고됐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폭죽 시장은 대형 국유기업과 공공기관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들이 예산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폭죽놀이도 덩달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 판매상은 "한 기업은 매년 보통 5~60만위안(8천7백만~1억5백만원) 어치의 폭죽을 구입하는데 올해는 10만위안(1천740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중동부 지역에 발생한 최악의 스모그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지역이 늘면서 네티즌들의 감시 활동도 활발해졌다. 광시의 한 공무원은 "네티즌이 공공기관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장면을 촬영했다가 인터넷을 통해 고발하면 해당 기관은 질타를 받는다"며 "요즘 제일 무서운 게 네티즌들의 감시"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에서 발간하는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는 "새해 발생한 스모그 현상은 중국인에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면서 점차 많은 사람이 폭죽놀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며 "스모그가 천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인의 전통풍속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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