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몽상가 롼지훙'이 자신의 웨이보에 게재한 김정은 체포 사진
홍콩 언론이 중국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김정은 체포 사진을 화제로 삼았다.
홍콩 대공보(大公报)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아이디 '몽상가 롼지훙(梦想家阮继鸿)'의 네티즌이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 "출처불명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16일 오전, 군부대 시찰 중이던 김정은이 최룡해 소속부대에 체포됐다."며 "중국은 현재 사건의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글과 함께 군인이 김정은을 체포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군인에 의해 양손을 결박당한 채 목에 '체포증', '독재는 수치( 独裁可耻)'라는 팻말을 걸고 있다. 심지어 북한이 공개한 장성택의 사형집행 전 사진에 장성택의 얼굴을 김정은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주로 사진은 김정은이 군부대 시찰 때 촬영한 사진에 팻말을 합성하거나, 장성택이 연행되는 사진에 얼굴을 바꿔넣는 방식으로 합성을 했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마치 실제처럼 가장해서 구체적으로 정황을 적기도 했는데, 그는 게시글에서 "미국 워싱턴 포스트,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특수부대와 영국 MI6에서 이미 중국의 핵무기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한 "한국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최룡해가 이미 북한 정권을 장악해 김정은이 체포됐다"며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최룡해가 친러시아파, 장성택을 친중국파라고 여기고 있다. 최룡해는 김정은의 중국에 대한 불만감을 부추겨 장성택을 처리하도록 했고 장성택이 처형되자, 최룡해가 곧바로 김정은마저 없앴다"고 꾸며 말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비교적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아이디 '왕야쥔베이징(王亚军北京)'의 네티즌은 "16일 저녁 네티즌이 퍼뜨린 김정은 체포설은 사실이 아니며 BBC, 조선중앙통신, 한국 언론 등에서도 관련 사실을 보도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 역시 이같은 소식이 사실이기를 바라지만 말이나 재주로 사람의 환심을 사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 언론인은 펑황넷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게시글은 중국 네티즌의 북한 정국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신문은 최근 웨이보에서 확산되고 있는 북한을 풍자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정일은 병상에서 죽기 전에 아들에게 "주체사상 견지, 핵무기 지속 발전, 기대를 저버리지 말 것(不要辜负)"이라고 말하며 숨을 거두자, 눈물을 흘리던 김정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모부는 필요없다(不要姑父)"고 말했다는 요지의 이야기이다.
중국어로 '구푸(辜负)'는 호의, 기대, 도움 등을 저버리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고모부를 뜻하는 '구푸(姑父)'와 발음이 똑같아 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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