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지난해 12월 16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북한 고위급 관료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과 최룡해(오른쪽에서 두번째) 인민군 총정치부장, 장성택(맨 오른쪽)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나란히 서 있다.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최근 실각설이 제기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이유가 중국식 개방을 주장했다가 김정은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문제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과의 관계 내지는 갈등 문제로 인해서 발단이 된 것”이라며 “최근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방과 관련해 김정은을 비롯해 최룡해 및 군부 강경파들과 장성택이 의견을 달리하다 결국 이번에 실각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장성택은 부분적 개방이 아닌 중국식의 전반적인 개혁·개방을 주장했지만 김정은과 그의 핵심 강경파들은 제한적인 개방, 즉 ‘모기장 개방’을 원해 갈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성택이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개혁·개방과 관련해 나름 의지를 표명했는데, 김정은의 의지와 무관하게 장성택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듯 해, 소위 월권행위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며 “장성택이 김정은의 북중 경제협력 관련 의지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고 임의대로 자신 맘대로 전달해 이때부터 최룡해를 비롯해 군부 강경파들이 장성택에 대한 비판을 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고위급 탈북자 역시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최룡해는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하면 사회주의는 망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러한 제한적인 개발구를 추진하기 위해 반대하는 장성택을 숙청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장성택은 경제통이고 중국을 잘 아는 경제 관료로 알려져 있고, 개혁·개방을 김정은이 아닌 장성택의 주도 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꽤 하는 편인데 최룡해가 이러한 주민 관련 동향을 김정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정은 입장에서 장성택이 주민 사이에 이런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상당히 거슬려 했고 최룡해가 이를 포착, 김정은을 부추겨 장성택을 결국 실각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남한 내에서 장성택이 2인자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장성택이 2인자 실세라고 하는데 장성택은 10여년 전부터 김정일에 의해 일정한 견제를 받아와 상당히 제한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특히 김경희와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장성택의 영향력도 축소되기 시작했는데, 김정일이 김경희에게 비밀문건을 주고 장성택한테는 주지 않아 장성택이 집에서 김경희의 비밀 문건을 보려다가 문제가 된 적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과거부터 김정일이 로열패밀리에게 핵심 요직을 주기도 했지만 권력 사유화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항상 조심하고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면서 “이는 최룡해나 리영호 같은 인물은 친인척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문제가 되면 쳐 낼 수 있지만 친인척, 즉 장성택 같은 인물의 권력이 사유화되면 뚜렷한 명분없이 숙청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13일 수행원 50여명과 함께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5박6일간 머무르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최고위층을 연달아 만나, 북한이 추진 중인 경제 개혁과 이에 대한 중국의 원조·지원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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