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박은선 성별문제 AFC에 제소할 것"
▲박은선의 성별의혹을 제기한 중국 언론 보도
오는 20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을 앞둔 중국이 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 박은선(24·서울시청)이 5년여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는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언론과 여자축구 대표팀은 난데없이 박은선의 성별의혹을 제기하며, 대회 출전이 결정된 박은선에 대해 "성별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왕이(网易, www.163.com)는 5일, 자체 스포츠 보도를 통해 "'사내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박은선이 다시 한국 대표팀에 복귀했다"면서 "중국 여자축구대표팀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로, 중국팀 노장 상루이화(商瑞华)는 반드시 박은선의 성별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이의 관련 기사에 따르면, 박은선의 복귀에 대해 상루이화는 "우리 역시 박은선의 복귀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다."며 "이 선수는 성별논란이 있는 선수로 반드시 AFC에 제소할 것이다. 만약 조사결과 남자아이거나 중성으로 밝혀지면 정말 불공평한 일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기사에서는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성별을 속인 여장남자 선수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박은선의 사진 10여장을 게재해 중국 네티즌들에게 성별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박은선을 인신공격했다.
하지만 왕이는 박은선의 축구실력 만큼은 최고라고 인정했다. 특히 지난 2005년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동아시아컵에서 우승할 당시 4강전에서 중국팀에 뼈아픈 2-0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 바로 박은선이라고 소개했다.
또 박은선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배경과 지난 5년 동안 소속팀 이탈과 대표팀 탈락 등 방황했던 사연을 자세히 전했다.
한편, 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시청에서 뛰고있는 박은선(1986년 12월생)은 키 180㎝, 74kg에 남성 못지않은 탄탄한 체격에 폭발적인 득점력(A매치 19경기 11골)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로 활약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은선은 지난 2003년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서 7골을 터뜨렸고, 2004년 20세 이하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도 8골을 뽑아내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었다.
당시 박은선은 '여자 박주영'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득점력을 발휘해 한국 여자축구의 희망으로 불리었다.
하지만 그해 여름부터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박은선은 서울시청에 입단했고, '고교 선수는 졸업 후 일단 대학에 진학시킨 뒤 실업으로 보낸다'는 여자축구연맹 규정을 위반하면서 연맹 주관 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후 대표팀과 소속팀을 무단으로 이탈해 지독한 방황을 치렀고, 현재 서울시청에 복귀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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