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5일 저녁, 항저우시 모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식수 사재기를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식수 사재기로 텅 비어버린 물 제품 판매대
항저우(杭州) 시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신안장(新安江) 일대에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유출돼 항저우 전체가 비상에 걸렸다.
항저우시정부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저녁 항신징(杭新景) 고속도로서 화학물질인 페놀 31톤을 싣고 가던 트레일러가 교통사고로 인해 내부에 있던 페놀원액 20톤어치가 신안장 부근으로 유입됐다"고 발표했다.
소독제에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인 '페놀(phenol)'은 소화기, 호흡, 피부 접촉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경우 심각한 장애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일 저녁 10시 55분경 상하이 가오차오(高桥) 화학공장에서 룽유(龙游)현 훙윈(红云)화학공장으로 페놀을 운반 중이던 트레일러 차량이 차체 고장으로 인해 항신징(杭新景) 고속도로 신안장 출구 부근에 차를 세웠다.
쏟아지는 폭우로 수리작업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형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길가에 서 있던 트레일러와 정면 충돌한 것. 수리 작업을 진행하던 운전사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페놀이 담긴 저장고 일부가 파열됐다.
폭우가 쏟아졌던 데다가 날이 어두웠기 때문에 당시 현장에 있던 사고처리반은 페놀이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으며, 확인 결과 약 20톤의 페놀원액이 빗물을 따라 신안장 부근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항저우시환경보호국 라오신샹(劳新祥)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초기 대응이 늦은 데다가 사고 발생지점이 신안장 상류 지점이라 이미 일부 정수장이 페놀원액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항저우 시내 6개 정수장에 폐쇄 조치를 내린 상태며, 식수의 페놀 오염 여부를 면밀히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관련 보도는 즉각 시민들의 불안감을 불러 일으켰다. 저장(浙江)성 인터넷 언론매체 저장짜이셴(浙江在线)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항저우 시내 각 대형마트에는 식수를 사기 위한 시민들로 붐볐으며, 이날 오전에는 대다수 마트의 광천수 제품이 동이 났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정부측의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페놀 유출'로 인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식수 사재기가 시작되면서 재고품이 동이 났으며, 예약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라오신샹 부국장은 "현재 항저우 시내 5개 정수장에서 매일 평균 30만9천톤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어 정수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적어도 5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식수난을 겪게 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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