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간부가 중국인 근로자를 폭행하는 장면
중국인 노동자 300여명, 기습 도로점거 시위
폭행 피해 근로자, 사과·290만원 받고 합의
현지 지방정부 즉각 개입, 사태 수습 나서
광둥(广东)성 둥관(东莞)시 소재 한국기업 중국인 노동자 300여명이 지난달 30일 오전, 한국인 간부의 근로자 폭행을 항의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고 광저우일보(广州日报)는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둥관시 셰강(谢岗)진 인후(银湖)공업구에 입주해 있는 한국 전자회사 우전공사(钨珍公司, 오진공사)의 근로자 300여명은 이날 인근 도로를 점거하고 근로자들의 권익보호와 폭행 간부의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발단은 7월27일 자정, 회사 기술직 근로자 모(莫)모씨가 3차례나 생산기계가 멈춘 것을 보고하지 않으면서다. 이에 한국인 관리자 길모씨는 모씨를 상대로 훈계를 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말싸움 끝에 폭력으로 이어졌다.
광저우일보가 공개한 사진에는 한국인 간부가 넘어진 중국인 근로자의 배에 올라타 무언가 말을 하고 있다. 이 사진은 당시 현장에 있던 중국인 근로자가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폭행을 당한 중국인 근로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검사결과 가벼운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다음날인 28일, 길씨가 모씨에게 사과하고 1만7천위안(29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양측은 합의했다.
하지만 사건 발행 사흘 뒤인 30일 오전 9시30분, 중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인 간부의 폭행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300여명이 회사 인근에 모여 도로를 기습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도로 양쪽에 설치돼 있던 난간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소식이 전해지자 셰강진 진정부 고위 간부들이 현장에 출동해 진화에 나섰고, 우전공사의 한국인 총경리 역시 근로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100여명의 근로자들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전 11시까지 도로를 막아서고 끝까지 항의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자들은 오후 4시가 되서야 경찰에 의해 완전히 해산됐다.
셰강진 당국은 "관련 법에 근거해 이번 사건을 공평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우전공사는 회사관리를 개선하고 근로자의 합법적인 권리를 존중해야 하며, 근로자들은 공공재물을 파손하고 사회질서에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언론은 한국인 간부의 중국인 근로자 폭행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으며,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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