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저녁, 베이징 광취먼(广渠门) 부근에서 운전 중이던 차량이 쏟아진 폭우로 물에 잠겨 구조대원들이 구조에 나선 모습
어제(21일) 베이징에서는 61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려 10명이 사망하고 1만4천여명의 시민이 대피하는 물난리가 발생했다.
21일 오후부터 퍼붓기 시작한 폭우는 22일 새벽이 되어서야 진정됐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도로에 물이 차서 자동차가 물에 잠기고 주말을 맞아 외출을 나온 시민들의 귀가길이 막혔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넷(人民网)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이날 새벽 2시까지 베이징 전역에 평균 164mm, 시내 지역에 평균 212mm의 폭우가 내렸다. 팡산구(房山区) 허베이진(河北镇)에는 무려 519mm에 달하는 폭우가 내렸다.
이는 1951년 베이징에서 기상 측정을 실시한 이래 최대 강수량이다. 베이징시기상대는 폭우가 계속되자 21일 저녁, 사상 처음으로 폭우 오렌지색 경보(파란색<노란색<오렌지색<빨간색)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번 폭우로 베이징에서 10명이 사망했다. 팡산구의 한 파출소장은 호우로 고립된 주민 구조를 지휘하다 물에 잠긴 전선으로 인해 감전사했다. 퉁저우(通州) 지역에서는 호우로 집이 무너져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으며 낙뢰에 맞아 1명이 죽기도 했다.
팡산구와 먼터우구(门头沟区)의 산악지대, 저지대 주민 중 1만4천152명은 안전 지대로 대피해야 했다.
교통도 마비됐다. 2환(二环)부터 4환(四环)의 입체 교차로 대부분이 물에 잠겨 차들도 함께 잠겼다. 저지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수백대가 물에 잠겼으며 일부 시민은 차를 버리고 지하철로 집에 귀가하기도 했다.
지하철 15호선 순이(顺义)역 구간은 물에 잠겨 오후 4시부터 지하철이 순이역에 정차하지 않고 운행됐으며, 둥즈먼(东直门)에서 서우두(首都)공항터미널 3호선까지 가는 공항철도도 운행이 중지됐다.
서우두공항도 폭우로 전날 저녁 9시까지 300개가 넘는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1시간 이상 연착된 항공편도 193개에 달했다. 시내 교통이 마비돼 오후 6시부터는 공항으로 오는 택시가 거의 없어 승객들이 불편을 겪자, 공항 측에서 긴급 공항버스를 투입해 승객들을 실어 날랐다.
▲22일 일요일 베이징 한인촌 왕징의 거리 모습이다. 폭우가 내린 후 깨끗한 시가지 모습을 드러냈다.
그칠 줄 모르던 폭우는 22일 새벽 5시가 되어서야 그쳤으며 61년만의 폭우는 하루만에 종료됐다. 현재 베이징은 언제 비가 내렸냐는듯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이다. 오히려 한바탕 물난리로 대청소를 해서인지 22일 아침이 되자 베이징은 보기 드문 깨끗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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