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중국중앙(CC)TV의 유명 여성 앵커인 류팡페이(劉芳菲)가 수뢰 혐의로 구속된 전 중국 국가개발은행 부행장 왕이(王益)와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
발단은 30일 열린 왕이의 수뢰사건 공판에서 나온 한 증언 때문. 홍콩의 기업가 리타오(李濤)는 이날 공판에 보낸 녹화 영상을 통해 왕이의 요구에 따라 류팡페이에게 200만 위안(3억3천만 원)을 전달한 바 있다는 증언을 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31일 보도했다.
류팡페이는 중국인이면 누구나 시청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유명한 CCTV의 춘제(春節) 프로그램인 춘제완후이(春節晩會)를 2006부터 3년 연속 진행한 이 TV의 간판 여성 앵커다.
리타오는 "류팡페이가 주택 구매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도와주라는 왕이의 요구에 따라 류팡페이에게 200만 위원을 준 적이 있다"며 "당시 류팡페이는 베이징에서 집을 구입, 대출 이자 등으로 매월 1만 위안(166만 원)씩 은행에 납부했었다"고 증언했다.
리타오는 이어 "나중에 수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왕이가 류팡페이를 시켜 내가 건넸던 원금과 이자 4만 위안을 돌려주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선전(深천<土+川>)에 문을 연 백화점 개업식에 왕이가 여배우 자오웨이(趙薇)를 데려와 그녀에게 30만 위안(5천만 원)을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자오웨이는 ’황제의 딸’ 등의 드라마에 출연, 스타덤에 올랐으며 최근 싱가포르의 청년 재벌과 결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미 임신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왕이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국가개발은행 부행장 등을 역임하면서 대출 청탁을 들어준 대가로 기업들으로부터 1천196만 위안(20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리타오의 증언에 대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누리꾼들은 리타오의 증언 직후 왕이와 류팡페이가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리타오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류팡페이는 사실 확인에 나선 현지 기자들이 전화를 걸자 "나는 이번 일과는 관계가 없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매니저인 자오웨이는 "개업식 행사에 참가했던 순수한 비즈니스 활동이었을 뿐"이라고 왕이와의 관계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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