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8일 ‘푸단대 독극물 사건’으로 1심에서 사형판결을 받은 피고인 린썬하오(林森浩)에 대한 사형집행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푸단대 재학생 177명이 서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피해자 황양(黄洋)의 부친은 청원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라고 경화시보(京华时报)는 8일 보도했다. 또한 상하이의 유명 변호사는 청구서가 2심 판결에 영향을 미칠 지는 불확실 하다고 전했다.
‘푸단대 독극물사건’은 지난해 3월 31일 린씨가 기숙사 정수기에 독극물을 투입해 룸메이트 황씨를 숨지게 한 사건이다. 린씨는 사소한 일로 황씨와 사이가 벌어져 미워하는 감정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숨진 황씨는 푸단대 의과대학 박사과정 진학 시험에서 이비인후과 지망생 중 1등을 차지한 수재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 최고 명문의대에서 벌어진 이 사건으로 중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푸단대 재학생, 썬린하오에게 새 삶의 기회를…
‘썬린하오의 ‘사형’ 판결 거부에 관한 청구서’의 초안에 참여한 푸단대 우(吴)씨는 “린썬하오의 죄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며,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썬린하오는 학교에서 좋은 일을 했던 사람으로 흉악한 인간이 아니다. 도리상 그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며, 법원의 즉각적인 사형집행을 철회해 줄 것을 간청한다. 우리들은 황양을 대신해 황양의 부모에게 효를 다하고, 총력을 기울여 도울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방해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썬린하오의 판결을 경감해 주길 바라며, 사형 판결을 신중하게 재고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황양을 잃은 것만으로도 견디기 힘든데, 또다시 썬린하오를 잃고 싶지 않다”며, “한 사람을 징벌하기 위해 그의 생명을 앗아갈 필요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부친, 청원내용 결코 수용할 수 없다
푸단대 177명의 공동 서명 소식을 접한 피해자 황양의 부친은 이는 썬린하오의 변호사가 채택한 수법이며, 서명내용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생들이 아들을 대신해서 효도하겠다는 내용은 사형을 면제받기 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썬린하오가 흉악한 사람이 아니라는 주장을 부인하며, “그가 흉악하지 않다면, 어째서 물에 그렇게 많은 독약을 탔는가?, 그가 흉악하지 않다면, 어째서 아들이 물을 마실 때 말리지 않았나?, 그가 흉악하지 않다면, 아들이 침대에 쓰러져 신음할 때 의사에게 어떤 독을 마셨는지 사실대로 알리지 않았나?”라며 반문했다.
변호사, 2심 판결에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
상하이의 옌이밍(严义明) 변호사는 “썬린하오는 직접적인 고의살인죄는 아니나, 간접적인 고의살인죄에 속한다. 썬린하오가 황양을 죽일 생각이 아니었다고는 하나, 황양이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을 때 즉시 황양의 중독상황을 알리지 않아 의사가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없게 했기 때문에 사실상 황양의 사망을 방임했다. 이는 법률적으로 간접 고의살인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학생들의 청구서가 2심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 하다”고 덧붙였다.
푸단대, 학생들의 공민권 행사
푸단대 선전부의 쌰오스젠(萧思健) 부장은 “공동서명을 통한 요구표현은 학생들이 공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썬린하오의 형벌은 사법절차를 거쳐 법원이 종합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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