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건물 관리주가 동원한 폭력배들로 인해 파손당한 식당 내부. 바닥이 부서져 있다.
베이징에서 사업하는 우리 교민들이 현지인들의 법을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이른바 '떼법'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건물관리주가 폭력배들을 끌고 식당 기물을 부수고 사장을 폭행하는가 하면 마을 주민들이 14년간 땀흘려 가꾼 과수원 배나무를 4천그루나 베어버렸다.
지난 29일 오전 7시 30분경,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의 한국성 건물 2층에 위치한 화로화(火炉火)에 7~80여명의 폭력배가 들이닥쳐 식당 기물을 부수며 1시간 동안 난동을 부렸다. 일부 폭력배는 전기드릴로 식당 바닥을 깨부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식당 관계자는 "건물주가 처음에는 나가라고 말로 하더니 말을 듣지 않자, 동원해온 폭력배들이 식당 기물을 부숴 영업을 못하게 만들고 사장을 폭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장인 박권세 씨는 폭행으로 인해 목에 깁스를 하고 치아가 흔들리는 등 전치 2~3주의 상해를 입었다.
화로화는 8월말 매장을 한국성 맞은편에 있는 화롄(华联)백화점으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원래 계약은 7월 15일까지였지만 매장 이전이 늦어짐에 따라 구두로 8월말까지 계약을 연장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주는 "식당에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건물에 문제가 생겼으니 건물 보강공사 비용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관계자는 "인테리어 등 투자한 것을 빼앗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이같은 요구를 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계약이 이미 끝난 상황이라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오후, 과수원 인근 주민들이 전기톱으로 배나무를 잘라 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베이징 교외인 퉁저우구(通州区)에서 나주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홍균 씨가 현지 주민들의 횡포로 수억대의 피해를 입었다.
농장 측에 따르면 지난 17일 일부 폭력배를 포함한 이웃 주민 800여명이 농장에 무단 침입해 배나무 4천그루의 밑동을 전기톱으로 잘라냈다. 배나무 한 그루에서 250kg 이상의 배를 수확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액만 수백만위안(1위안=180원)에 달한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1999년 모래흙으로 이뤄진 황무지 6만5천평에 대해 박씨에게 30년간 임대했다. 박씨는 한국에서 나주배 묘목을 들여와 한 해 2천톤 이상의 배를 수확하는 지금의 농장을 이뤄냈다. 임차료는 5년마다 꼬박꼬박 지급해왔다.
하지만 농장이 있는 자이리촌(寨里村)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땅값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민들이 임차료의 대폭 상향을 요구하고 일부 토지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은 박씨가 "계약서에 명시된 것보다 많은 땅을 점유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의 갈등은 법정 소송으로 번졌고 현지 법원은 박씨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들은 법을 무시하고 농장에 무단 난입해 배나무를 잘라버렸다.
주중한국대사관 영사부 안형식 영사는 "베이징공안국 국장이 이 사건을 보고받고 특별 수사팀을 꾸렸을 정도로 공안국에서 이번 사건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영사부에서도 법률기관에 자문을 구하고 사건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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