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달러화 시대가 저물고 위안화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아빈드 서브라마니언과 마틴 케슬러는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기고문을 통해 '달러존'으로 통했던 동아시아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위안화의 위상이 달러화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동아시아는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서방 국가의 경기 악화, 중국 경제의 급부상, 위안화 관리변동환율제의 회귀 등으로 동아시아가 '달러존'이 아닌 '위안화존'으로 변모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 동아시아 국가 중 한국, 인도네시아, 타이완(台湾),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지역의 경우, 자국통화와 위안화간의 동조화 수준이 미국 달러화를 이미 넘어섰다. 한국만 봐도 지난 2010년 이후, 원화와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 상승폭이 거의 비슷해졌다.
이같은 변화의 근본적 원인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의 중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동아시아간에 제조업 무역비중은 1991년 전체 2%에서 최근 22%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수출상품이 많은 국가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체계에 연관된 국가는 위안화와 자국 통화간의 환율 거리를 좁히면 많은 이득을 봤다.
FT는 "위안화의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위안화가 달러를 대신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세계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동아시아 국가 및 지역에서 현재는 군사적으로 미국에 기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향후 금융, 외환시장의 개방을 확대한다면 위안화의 영향력이 더욱 커져 동아시아는 '위안화존'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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