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중국 공산당에서 부호들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근로자, 학자, 군인 등 비율이 높았던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당대회)에서 최근 기업가 출신 부유층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 재계정보 조사기관 후룬연구원(胡润研究院)에서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를 토대로 보면 가족 순자산이 2천210억달러(237조여원)가 넘는 중국 최고 갑부 1천24명 가운데 당대회 대표로 선출된 사람은 160명에 달했다. 3천명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중에도 후룬 보고서에 이름이 오른 갑부가 75명에 달했고 이들의 순자산 평균은 10억달러(1조7천억원)을 넘었다.
WSJ는 "지난 2010년 기준으로 미국 의원 535명의 재산을 모두 합한 금액이 18~65억달러(1조9천억~7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재산 규모는 엄청난 것으로 전세계 어떤 정치기구보다 갑부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전인대에 속한 부자들은 그렇지 않은 부자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산을 늘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전인대 대표로 활동한 중국 부자 5명은 이 기간 재산이 평균 81% 늘었지만 아닌 부자들은 평균 47% 느는데 그쳤다.
WSJ는 "정치적 입지와 재산 증식 사이의 상관관계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정치적 지위가 재산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거나 혹은 사업적 성공에 힘입어 정치적 위치에 올랐을 것"이라 분석했다.
실례로 올해 46살인 훙더우(红豆)그룹의 저우하이장(周海江) 회장은 10개의 정치적 직함을 가지고 있다. 저우 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적 지위가 기업인, 정치인, 군 출신 등 다양한 엘리트 계층과 교류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전인대 대표로 선출된 의류업체 보시덩(波司登) 가오더캉(高德康) 대표도 공산당의 수혜를 입었다. 그가 운영하는 보시덩그룹에서 만든 재킷은 2004년 중국 외교부에서 선정한 '외교 선물'에 선정됐으며 최근 발표된 보시덩그룹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390만달러(41억7천6백만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WSJ는 "이같은 변화는 자본가들이 사회주의 국가의 적으로 여겨져 기업체가 국유화되고 기업가들이 박해를 받았던 마오쩌둥(毛泽东) 시대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큰 변화다"며 "1980~90년대 초 덩샤오핑(邓小平)이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것'이라고 말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장쩌민(江泽民) 전 주석이 기업인의 공산당 가입 길을 열면서 지난 2002년 제16차 당대회때 처음으로 기업인 대표가 선출됐으며 17차 때는 17명, 18차 때는 27명으로 늘었다.
WSJ는 "백만장자, 억만장자를 당대회에서 보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이들이 당대회 대표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이 명확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당대회에서 기업들의 입지가 점차 공고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당대회 대표로 참석한 대표적인 기업인으로는 개인자산 103억달러(11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다롄완다(大连万达)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 지난해 중국 최고 갑부로 선정된 싼이(三一)중공업 량원건(梁稳根) 회장, 아르마니 양복 제조업체로 유명한 훙더우그룹 저우하이장 회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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