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진국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전세계 핫머니(국제 투기성 단기자본)가 대거 중국으로 몰림에 따라 중국의 투기자본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경제전문지 제일재경일보(第一财经日报)는 29일 미국 시티은행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지난 8월 3차 양적완화 정책를 실시함에 따라 지난 9월 하순부터 10월까지 중국을 비롯해 홍콩, 마카오, 타이완(台湾) 등 중화권 지역에 전세계 핫머니의 80%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시티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 자산에 핫머니가 대거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아시아 지역에 유입된 핫머니 13억달러(1조4천242억원) 중 85%인 11억달러(1조2천억원)가 위안화와 연관된 상장지수펀드(ETF,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해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에 유입됐다.
ETF 외에 홍콩 H주와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고정수익 상품 역시 핫머니의 집중 투자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와 연계돼 있는 홍콩 달러에서도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핫머니 보유자가 홍콩에서 저금리로 위안화를 대출받아 수익성 있는 위안화 표시 채권 등 위안화 관련 고정수익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이같이 위안화 자산에 핫머니가 대거 유입되자, 위안화 환율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 산하 중국외환교역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위안화 달러 대비 환율 중간가격을 전 거래일보다 0.0018위안 높은 6.2992위안(1,093원)으로 고시해 지난 5월 11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고정수익 상품 역시 핫머니의 집중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선인완궈(申银万国)증권 관계자는 "홍콩 달러가 미국 달러와 연계돼 있는만큼 홍콩에도 미국과 같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글로벌 투기 세력이 홍콩에서 저금리로 위안화를 대출받아 위안화 표시 고정수익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핫머니 유입으로 홍콩 달러화가 연일 강세를 띠자, 홍콩 금융관리국(香港金管局, HKMA)은 지난 한주 동안 네차례 외환시장에 개입해 144억홍콩달러(20조3천5백억원)를 투입, 홍콩달러 대비 미국 달러 환율 안정화에 주력했다. 홍콩 재무부도 홍콩 부동산시장 투기를 막기 위해 외국인에게 거래세 15%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 대륙에서도 핫머니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둥성(广东省) 사회과학종합개발연구센터 리여우환(黎友焕) 주임은 "지난 9월 하순부터 대규모 핫머니가 중국에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아직까지 중국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관련기관은 (핫머니 유입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교통대학 안타이(安泰)관리학원 현대금융센터 판잉리(潘英丽) 주임 역시 "중국 정부 차원에서 핫머니 유입을 통제해 중국 증시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부추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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