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저녁 8시, 왕징 월마트의 라면 진열대. 중국 언론에서 농심 라면의 발암물질 검출에 대해 집중 보도했지만 신라면, 신라면 블랙, 너구리 등 제품은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언론에서 보도한 농심 제품의 발암물질 파문이 중국으로 확산되자, 중국 정부가 문제 농심 제품에 대한 리콜 명령을 내렸다. 베이징 공상부문도 단속에 나섰으나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에서는 여전히 해당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중국라디오방송넷(中国广播网)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국가질검총국(国家质检总局)은 자국 수입상에 발암물질 벤조피렌(Benzopyrene, 중국명 苯并芘)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농심 너구리, 생생우동, 새우탕 등 6개 제품을 즉각 회수하라고 조치했다.
또한 검역기관에 해당 제품이 중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해당 제품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명령이 내려지자, 베이징 공상부문은 발빠르게 단속에 나섰다. 베이징완바오(北京晚报), 파즈완바오(法制晚报) 등 베이징 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차오양구(朝阳区) 공상분국에서 26일 왕징의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에 단속반을 보내 문제가 되는 제품 1천5백박스를 회수해 폐기 처분했으며 관련 제품을 모두 진열대에서 제외시키도록 했다.
앞서 타이완(台湾)에서도 고객의 안전을 우려해 농심 라면제품을 진열대에서 내리도록 한 바 있다.
▲28일 저녁, 베이징 왕징의 한국 편의점인 오림마트 라면 진열대에 문제의 너구리 제품이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베이징 지역 언론에서 이같이 보도했지만 왕징 지역에서는 여전히 농심 라면이 판매되고 있다. 28일 저녁 8시 기준으로 창용마트, 내고향마트, 팔통마트, 오림마트 등 왕징의 한국식품 전문 매장에서는 너구리, 생생우동, 큰사발면 등 발암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오림마트, 팔통마트 관계자는 "농심제품의 발암물질 파문과 관련해 들은 적이 없다"며 아무렇지 않게 농심라면을 일반인에게 판매했다. 내고향마트의 경우, 진열대에 큰사발면, 생생우동 등은 진열대에 없었으나 매장 관계자는 "단속에 대해 들은 바 없으며 남은 재고량이 다 팔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화롄(华联), 월마트 등 왕징의 주요 대형마트에서도 중국산 농심 라면제품이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번 농심의 발암물질 파문이 엉뚱하게도 '신라면'으로 튀고 있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해당 제품에는 신라면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중국의 일부 언론은 제목으로 '한국 신라면, 발암물질이 검출'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마치 "한국에서 생산된 신라면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식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에서 농심의 대표 제품이 너구리보다 신라면으로 알려져 있어 보도 과정에서 와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 농심 본사는 발암물질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제3기관에 선양(沈阳)에서 생산된 신라면, 너구리, 김치라면 등 16개 제품에 대해 식품안전 검사를 의뢰한 결과, 문제의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관계자는 앞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농심 제품은 현재 상하이, 선양, 칭다오(青岛) 3개 생산기지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국내 언론에서 보도한 농심 제품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중국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모든 농심 제품은 중국의 식품안전검사를 모두 통과한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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