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함에 따라 물가도 동반 상승하면서 서민경제의 압박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둥성(广东省)에서 발행되고 있는 양청완바오(羊城晚报)는 지난 15일부터 16일 저녁 9시까지 독자 500명을 대상으로 "중국에서 100위안(1만7천원)으로 뭘 살 수 있느냐?"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식료품, 의류, 교통비 같은 생계형 항목을 구체적으로 들며 과거와 현재의 서민경제 실상을 설명했다. 아이디 '쥐안난(眷南)'의 네티즌은 "2년 전만 해도 100위안이면 땅콩 식용유를 5kg 가량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2.5kg밖에 사지 못한다"며 "물가가 2년 사이에 2배 가량 올랐다"고 답했다.
광저우(广州)에 거주하는 아이디 '훙허(红荷)'의 네티즌은 "오늘 100위안을 가지고 체리 500g을 구입하고 거스름돈 8위안(1천4백원)을, 미국산 돼지고기 500g을 구입하고는 거스름돈 10위안(1천7백원)을 받았다"며 "식료품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광저우 시민 류(刘)씨는 "100위안이면 5인 가족의 하루 식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상하이 징안구(静安区)에 거주하는 네티즌은 "100위안으로 기름값, 주차비를 포함해 자동차를 하루 가량 운행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다른 네티즌은 "100위안으로는 옷 한벌 사기도 부족하다"고 답했다.
한 시민은 "지난 2004년 광둥성 자오칭시(肇庆市)에 살았을 때만 해도 100위안이면 보름 가량을 지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4일 생활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현재 월급은 당시에 비해 30% 가량 올랐지만 물가가 급등해 한달 소비액은 이전보다 50% 올랐다"고 밝혔다.
미국 물가와의 비교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디 '다추(大厨)'의 네티즌은 "미국에서 월급 2천달러(223만7천원)'면 웬만한 가전제품 모두를 살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겨우 LED TV 한 대 밖에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미국에서 100달러(11만2천원)면 리바이스 청바지 3벌을 살 수 있지만 광저우에서는 한 벌을 사는데 700위안(12만3천원)이 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러 조사에서 과일이나 달걀, 우유, 육류 같은 식료품의 가격이 이제는 미국보다도 중국에서의 가격이 더 비싼 사실이 밝혀졌듯이 중국의 물가가 선진국보다 싸다는 생각은 이제 옛날 일이 됐다"며 "중국의 물가 인상이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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