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다수 택배업체가 소비자들을 상대로 불공정거래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선전(深圳)시 소비자위원회(消委会)에서 14일 발표한 조사 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택배업체 11개 중 무려 10곳이 최근 3년간 불공정거래행위를 저질러왔다.
택배업체들 가운데는 중국 국내 택배업체들을 비롯해 EMS, Fedex, DHL 등 외국계 업체들까지 포함돼 있다.
이들은 규정된 배송기간 미준수, 배송인 동의 없이 임의로 물건 확인, 배송 책임 회피, 보상기간 제한 등 각종 부정거래행위로 부당이익을 챙겨왔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배송품 중 고가의 물품을 빼돌리고 '짝퉁'으로 바꿔치는 것도 서슴지 않아 충격을 주고 있다.
실례로 시민 류(刘)씨는 후이저우(惠州)에 사는 지인에게 선물하려고 구입한 '아이패드(iPad)'를 택배업체에 맡겼다. 당시 그는 만전을 기하기 위해 4천위안(68만원)을 지불하고 택배업체 보험에도 가입했다.
원래대로라면 하루 뒤에 물건이 배송돼야 했지만 지인은 3일만에 물건을 받을 수 있었다. 물건 확인 결과, 상자 내부에 '아이패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곧바로 수신자 서명란에 서명을 했다.
이후 그는 물건을 꺼내 아이패드를 켜본 순간 깜짝 놀랬다. 진품 '아이패드'가 아닌 외관만 아이패드 형태를 갖춘 아이패드(iPad)의 산자이(山寨, 짝퉁)판이 배송된 것이다.
그는 곧바로 택배업체로 달려가 항의했지만 택배업체측은 "이미 수신인이 서명을 했기 때문에 자신들에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그의 요구를 묵살했다. 소식을 들은 류씨 역시 택배업체측에 항의를 했지만 업체측은 갖가지 규정과 조항을 들이대며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일관했다.
류씨는 "보험까지 들어놓고 물건을 보냈는데 물건이 다른 제품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분명 택배업체측의 잘못이다"며 "합당한 보상을 받아낼 때까지 택배업체와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며 격분했다.
선전시 소비자위원회 류펑쥐(刘凤菊) 부주임은 "이미 2008년에 유사 사례를 수차례 적발해 경고 조치를 내렸지만 현재까지도 중국 전역의 소비자들로부터 택배 피해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며 "품목별로 전자제품, 귀금속류 등 고가품과 관련된 불공정거래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류 부주임은 또한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택배업체의 비리를 더이상 두고보지만은 않겠다"며 "피해사례가 접수된 택배업체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비자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지정된 택배업체만 1천개가 넘으며, 택배량도 매년 평균 30%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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