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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회식, 술자리가 줄면서 저녁 손님이 30% 줄었어요.”
“매출이 20~30% 떨어졌는데, 반토막 난 식당들이 많아서 말도 못 꺼냅니다.”
“이대로 3개월 지속되면 문닫는 식당들이 생길거에요.”
지난 3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썰렁했던 홍췐루 거리가 다소 활기를 찾은 듯 보인다. 그러나 홍췐루 한식당 사장님들의 근심은 여전하다. 한중 정치․외교 뉴스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찬바람이 불었던 한식당에 봄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
징팅톈디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K 사장은 “요즘 죽을 맛이다. 이대로 가면 석 달 안에 문닫는 식당이 줄줄이 나올 것”이라며 걱정을 털어놓는다. 지난달보다는 중국 손님들이 늘었지만 여전히 20~30% 가량 떨어진 매출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깊은 숨을 내쉰다. “이 정도 매출이면 양호한 편에 속해 다른 식당에는 말도 못 꺼낸다”는 그는 식당들 개별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인팅루에 위치한 ‘비원’은 두 달 전 ‘24시간 영업’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오픈했다. 그런데 곧이어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저녁 매출이 30% 줄었다. 김창길 사장은 "한국고객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초기 사드 여파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점차 교민들도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저녁 모임, 단체 회식, 늦은 술자리가 줄었고 매출감소로 이어졌다는 것.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는가”라며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그는 “중국인들이 다시 찾을 때를 대비해 한인타운만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다.
마블타운 박창주 사장은 웨이신에 요식업체 단체방(340명)을 운영하며 한식당 운영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는 “손님이 줄어든 것은 단지 ‘사드’ 한가지 이유만은 아니다. 갈수록 홍췐루 한식당은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드라마 한 편으로 얻은 보너스로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하며 “한인타운은 영사관, 한국상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다. 힘들 때 일수록 함께 뜻을 모아 장기적으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췐루 한식당들이 침체기를 맞은 것은 비단 사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4월 상하이화동 한식당발전협의회와 한국상회가 총영사관에서 조찬간담회를 갖고 ‘한식당 살리기’를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이날 ‘한식당을 살리는 데에 민과 관이 하나가 되어 방안을 찾아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 1년 새 홍췐루, 인팅루, 허촨루 등 한식당은 점차 늘어갔지만, 이들을 살리려는 민관 합동의 노력은 없었다.
최근 한식당이 직면한 위기는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번에도 한식품발전협의회가 나섰다. 지난달 29일 임원회의를 열고 한식당이 처한 상황과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형순 회장은 “한인타운 한식당 매출이 40~50% 급감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인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한식당들의 CSR 활동 확대 ▲소방, 위생, 공상 등 규정 준수 ▲민관이 함께 한인타운 일대 임대사업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임대료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식품발전협의회는 오는 17일(월) 총영사관, aT 상하이지사, 한국상회 등과 함께 ‘한식당 불황 타개를 위한 민관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홍췐루 한식당을 방문하고 ‘한식당 살리기’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교민들 자발적으로 ‘한식당 이용 캠페인을 펼치자’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그러나 공개 확대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자칫 반목과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우려 때문이다. 한인타운에 닥친 위기, 교민 고객의 노력은 물론 여러 단체․기관이 함께 지혜를 모아 헤쳐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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