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일본 노무라증권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는 더 이상 의문사항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관건은 거품 붕괴 여부가 아니라 시장 조정의 강도"라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26개 성(省) 중 4개 성의 부동산 투자가 감소했으며 이 중 헤이룽장(黑龙江)과 지린(吉林)은 무려 25%나 하락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현상은 사람들에게 주는 하나의 경고이며 다른 성 지역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 감소는 부동산 착공과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만큼 부동산업계의 상승세 둔화는 국내총생산(GDP) 성장폭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및 철강, 시멘트 등 산업은 GDP의 16%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25%에 달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스위스 UBS은행 역시 노무라만큼 비관적이지는 않지만 부동산 충격 때문에 중국이 올해 7.3%, 내년에는 6.8% 성장하는데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간 분석기관인 중국부동산지수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44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거래는 거래면적 기준으로 전달보다 9% 하락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9%나 하락했다. 반면, 가격은 전달보다 0.1% 올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올랐다.
보고서는 "이대로라면 중국이 올해 성장 목표로 잡은 7.5%는 실현 불가능하며 자칫 6%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설령 시중은행 지급 준비 규모를 0.5% 낮추는 등의 조치로 부동산 거품 붕괴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을 지는 모르나 그래봐야 붕괴를 1년 정도밖에 늦출 수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붕괴를 1년 정도 늦춰 중국 지도자들이 중국 경제에 이득이 되는 장기적인 개혁 조치를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GDP 성장폭이 크게 둔화돼 올 연말에 '경착륙'이 발생한 확률이 3분의 1 가량 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경착륙'에 대해 GDP 성장속도가 4분기 연속 5% 이하를 기록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WSJ는 "노무라가 그간 중국 경제를 다분히 비관적으로 평가해왔다"며 "이번 경고가 맞을지도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하며 실례로 노무라가 지난달 초 중국의 경상수지가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흑자로 나타난 점을 상기시켰다. 다만 지난 1분기 흑자규모는 70억달러(7조2천65억원)으로 3년 사이에 최소에 그쳤다.
한편 WSJ는 지난달 '현명한 투자자, 중국 부동산 저가 처분 시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일부 유명 투자자들이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홍콩 창장(长江)실업그룹 창업자인 리자청(李嘉诚)은 지난해 9월 이후 상하이, 광저우(广州)의 오피스텔, 백화점 등을 처분했으며 그의 둘째 아들인 리쩌카이(李泽楷)는 4월초 베이징 싼리툰(三里屯)에 위치한 잉커센터(盈科中心)를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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