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리옌훙
‘2012 포브스 선정 중국 최고 기업가’, ‘2011년 미국 잡지 베니티 페어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위’, ‘포브스 선정 2년 연속 중국 최고 갑부, 이건희 삼성 회장보다 재산 많아’, ‘2010 포춘 선정 올해의 비즈니스 인물’, ‘2005 CCTV 선정 올해의 중국 경제 인물’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의 수장 리옌훙(李彦宏, 1968년생)의 이력이다.
최대 중국어 검색 엔진인 바이두는 현재 중국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을 밀어내고 점유율이 80%를 넘을만큼 독보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리옌훙 회장이 31살이던 1999년 바이두를 창업할 당시만 해도 중국에는 이미 300개가 넘는 검색엔진 사이트가 있었다. 2000년 9월에는 구글이 중국판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리 회장은 창업 10여년 만에 바이두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일궈냈다.
송나라 시대, 시인 신치지(辛弃疾)의 싯구 “무리 중에서 그를 수백수천번 찾았다(众里寻他千百度)”에서 이름을 딴 바이두(百度)는 중국의 제조기업을 능가해 최고 기업의 자리에 올라섰다. 바이두를 창업하고 이끈 바이두 리옌훙은 현대 중국경제와 IT를 대표하는 핵심 인물이다.
리옌훙, 바이두를 창립하기까지
1968년 산시성(山西省) 양취안시(阳泉市)에서 태어난 리옌훙은 베이징대학에서 정보경영학을 전공하고 1991년 미국으로 건너가 버팔로뉴욕주립대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를 준비 중이던 그는 월스트리트의 다우존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일을 시작했다.
리옌훙은 다우존스의 실시간 금융시스템을 개발하고 다우존스 자매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해 월가 기업의 웹사이트를 구축하며 인터넷 업계의 능력 있는 기술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1996년 다우존스에 있을 때 개발한 인터넷 분석 기술 ‘랭크덱스(RankDex)’는 미국에서 특허를 받기도 했다.
리옌훙은 다우존스에서 다양한 금융 정보를 접하게 됐는데 그 중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IT 기업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고 인터넷 사업을 주목하게 됐다. 그는 미국의 하이테크 중심지인 실리콘벨리에서 인터넷 개발현장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검색 엔진업체인 인포시크(INFOSEEK)로 자리를 옮겼다.
인포시크에서 리옌훙은 당시 가장 선진기술이라 할 수 있는 ESP 기술을 개발해 이를 인포시크 검색 엔진에 적용했다. 고닷컴(go.com)에는 그림 검색을 도입해 인터넷 검색 엔진시장의 권위 있는 기술자로 평가를 받게 됐다.
리옌훙은 실리콘벨리 생활 초기만 해도 기술로만 조국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그는 실리콘벨리 생활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창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던 그는 미국에서 안정된 생활이 보장돼 있었지만 1999년 말 중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미국에서 유치한 120만달러(13억8천8백만원)의 자금을 밑천으로 사업 파트너 쉬융(徐勇)과 함께 베이징 중관촌(中关村)의 허름한 호텔방에서 바이두를 창업했다.
▲[자료사진] 바이두 첫페이지
바이두, 어떻게 중국 검색시장 장악했나?
리옌훙은 바이두를 창업하면서부터 ‘쉽고 믿을 수 있는’을 모토로 삼고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리옌훙은 미국에 있을 때 개발한 ‘랭크덱스’ 기술을 바이두에 도입했다. 이는 사이트에 연결된 횟수에 연동해 그 품질을 평가하는 것으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사이트가 화면 앞쪽에 나타나게 하는 기술이다. 지금은 여러 검색 사이트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지만 리옌훙은 당시 최초로 검색사이트에 도입했다.
또한 동시에 여러 개의 서버를 제공해 사람들이 검색할 때 자신과 관련성이 가장 많은 서버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정보의 검색, 전달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어의 언어적 특성을 사이트 검색에 도입한 것도 한몫했다. 다른 외국계 검색 엔진은 개별 한자로 검색하는데 반해 바이두는 한자를 자동으로 조합해 만든 단어를 중심으로 검색하게 했다. 따라서 검색 결과가 훨씬 정밀해지고 정확해졌다.
이외에도 바이두는 2002년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MP3 검색을 도입한 것을 비롯해 2003년에는 검색어 순위, 뉴스 및 그림 검색을 도입하는 등 네티즌들에게 검색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자였던 리옌훙이 처음 바이두를 창업했을 때, 전문적인 경영 지식이 없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고 말하고 "하지만 오히려 ‘기술자’인 리옌훙이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이용자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도입한 것이 바이두 성공의 큰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2006년부터 이미 중국 검색시장 점유율 6~70%를 기록한 바이두는 지난 2010년 구글이 중국 정부의 해킹, 인터넷 검열 등에 반발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반사이익을 챙기고 중국 검색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리옌훙의 경영 철학은?
리옌훙의 경영 철학은 "认准了,就去做,不跟风,不动摇” 12자로 압축된다. “목표를 정했으면 바로 행하고, 시류에 흔들리지도 동요하지도 말라!"는 말이다. 그는 사업 아이템이 복잡다단한 인터넷 사업에서 오직 검색엔진만을 고수해 중국어 검색 분야에서 절대적 위치를 확보했다.
그는 지난 2010년 10월 25일,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자신의 인생철학을 밝혔다. “인생은 자기 마음 속의 ‘직선’을 따라 가야 한다. 다만 우리 마음 속에 있는 타협, 염려, 굴복이 종종 가고자 하는 (직선의) 원래 궤도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신념은 강한 것이다. 누구든 자기가 좋아하고 전문적인 일을 하고,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길 바란다. 이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리 회장의 인재관도 바이두 성장에 핵심 부분이다. 그는 고급 인재를 채용할 때 ‘판단력’을 가장 핵심으로 꼽았다. 자신이 맡은 분야의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나아가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지를 중요시했다.
판단력 외에 사람의 인품, 열정, 경영 관련 경험 등의 기준을 가지고 바이두를 이끌어갈 인재를 채용했으며 이들은 각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리옌훙은 이제 바이두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시장, 스마트폰 제조 등에도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일본에 바이두 지사를 설립했으며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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