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陈德铭) 중국 상무부 부장은 2일 베이징에서 양국 통상장관 회담을 가진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중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에서 양국 통상장관이 발표한 공동성명문에 따르면 FTA 협상은 민감품목 보호를 위해 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먼저 상품, 서비스, 투자분야별로 협상 지침을 협의한 후, 이를 바탕으로 모든 협상을 진행한다.
또한 협상에 포함되는 전체 품목은 일반 품목과 민감 품목로 분류하고 민감 품목은 다시 초민감과 민감 품목으로 나눠 품목별로 장기관세 철폐, 부분감축, 양허 제외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특히 한·중 FTA에 양국이 지정하는 역외가공지역 관련 조항이 포함될 것임이 확인돼 한중 FTA가 발효되면 양국 기업인들에게 폭넓은 사업기회가 제공될 전망이다.
한·중 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코트라가 지난해 9월 14일부터 10월 21일까지 실시한 '한중 FTA 인식과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8%가 한·중 FTA에 대해 "매우 찬성", "찬성"이라고 응답해 반대율(매우 반대, 반대)보다 10배 가량 높았다.
지난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찬성률(73.5%)이 다소 줄었지만 대신 보통으로 응답한 비율이 31.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중간자적 입장을 가진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별로는 대기업, 중견·중소기업은 대체로 60% 내외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으며, 반대율은 2~5% 선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개인 기업의 경우 찬성률이 43.3%로 전체 찬성률 56.8%보다 현저하게 낮았고, 반대율도 16.9%로 나타나 전체 반대율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한중 FTA 추진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중국 수입관세율 인하가 4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중 기업 협력 기회 확대(31.3%), 대중 투자증가(16.2%) 등을 이유로 꼽았고, 이는 2010년 조사 결과와 대체로 비슷했다.
협상 본격화 희망시기에 대해서는 향후 1~2년 이내가 39.1%로 가장 높았으며, 6개월~1년 내(29.3%), 즉시(19.5%) 순으로 나타났다.
동북아 역 내 FTA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한·중 FTA 우선 응답이 49.1%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한·중·일 FTA 동시 추진과 한·일 FTA 우선이라는 응답이 각각 27.5%와 6.9%였다. 중·일 FTA 우선 추진은 1.5%에 그쳤다.
배창헌 KOTRA 글로벌정보본부장은 “중국 경제가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FTA는 우리기업의 내수시장 개척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중 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되기까지는 지난 2005년 민간 공동연구 이후 7년간의 검토 및 준비 기간을 거쳤다. 2010년 9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민감성 보호를 위한 양국 정부간 사전협의가 종료됨에 따라 이번 협상 개시가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 1월 9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국내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양국간 FTA 협상을 개시한다”는 정상간 합의 이후 금번 협상 개시 결정까지 법정 국내절차는 물론 약 110여차례의 범정부적 의견수렴과정을 거쳤으며, 통상절차법을 준용해 한·중 FTA 추진계획을 국회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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