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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거 하향 조정한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XR 등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나섰다.
10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중국 선전 화창베이(华强北)의 아이폰 대리 업체는 지난 8일 밤 미국 애플 측의 가격 조정 통지를 받았다. 아이폰XR, 아이폰8, 아이폰8 plus, 아이폰X, 아이폰XS, 아이폰XS MAX 등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를 시행하겠다는 통보다.
이에 따라 아이폰XR 64GB는 도매가 기준 450위안 인하된 5250위안, 아이폰X 64GB는 100위안인하된 5630위안, 아이폰8 64GB는 420위안 인하된 3880위안, 아이폰8 플러스 64GB는 450위안 인하된 4800위안으로 저렴해진다.
이중 지난해 새로 출시된 아이폰XR의 가격 인하 폭이 이전 출시 모델과 동일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앞서 아이폰 XR은 높은 가격 책정으로 인한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10월 말 계획 생산량의 3분의 1을 감축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기도 했다.
중국 제1의 전자상가 선전 화창베이에서 근무하는 류위(刘宇, 가명)는 “가격이 인하된 애플 제품은 중저급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켜 아이폰 매출 상승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아이폰 XR 대당 400위안(6만 5000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참담한 소식”이라고 토로했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말 애플은 중국 공식 판매처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보유하고 있는 구 아이폰 모델에 추가 금액을 지불하면 아이폰 신규 기종으로 바꿀 수 있는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이는 애플이 중국 시장에 진입한 이후 최대 할인 행사로 꼽혔다.
하지만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업계의 비관적인 전망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골드만삭스 분석가 로드하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애플은 아이폰XR 가격 책정에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점이 매출 부진의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이폰X의 떨어지는 가성비는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 시장 상황은 애플 아이폰의 고가 정책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휴대폰 업계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가격 결정권을 잃게 되면 기업은 이윤을 잃거나 시장 점유율을 잃거나 둘 모두를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지난 7일 2019 회계연도 1분기의 매출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5~9% 낮은 840억 달러(94조 3000억원)로 낮췄다. 이는 지난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중국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이 실적 저하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류위(刘宇)가 공개한 아이폰 인하 가격(상기 가격은 중간 가격일 뿐, 최종 판매가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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