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는 신임 주중국 대사에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내정하고 올 상반기 정기공관장 인사에서 정식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권영세 현 대사의 후임으로 부임하게 될 김장수 주중대사 내정자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3년 가까이 만에 처음으로 군 출신으로 중국 대사를 맡게 됐다.
정부는 중국과의 협력 중요성을 감안해 중량급 인사를 배치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과 김 내정자가 국방부 장관과 안보실장을 역임해 안보 분야에 전문적 식견이 있고 중국의 주요 인사와 접촉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김 내정자를 주중대사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센터의 초동대처 문제를 둘러싼 논란 끝에 작년 5월 전격적으로 물러난 뒤 1년도 안돼 다시 우리 외교의 핵심 포스트인 중국대사로 복귀하게 됐다.
김 내정자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선캠프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국방안보추진단장을 맡았고, 이후 외교·국방·통일 분과위 간사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에 참여한 뒤 현 정부 출범 후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사령탑으로 임명돼 지난해 물러날 때까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 직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초동대처를 잘 못했다는 언론 지적에 대해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반박성 해명을 내놓으면서 '책임회피 논란'의 중심에 선 끝에 물러났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주중대사 내정이 전문성과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보은, 회전문 인사라며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군인 출신의 대북 강경파로 평가받고 있는 김 전 실장이 주중대사로서 한중관계를 원활하게 풀어갈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면서 "계속되는 불통인사로 인사 참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인선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정기공관장 인사에서 주러시아 대사도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락 현 주러대사 후임으로는 외교부 고위 간부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와 주러대사 내정자는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를 거친 뒤 정식 임명된다.
다만 주러대사의 경우 북한 김정은의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는 5월 초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행사 때까지는 현 위성락 대사가 계속 활동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상태다.
중국과 러시아 대사가 공식 임명되면 박근혜 정부 출범시 임명됐던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주요 4국 대사 중 안호영 주미대사만 그대로 자리를 지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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