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국의 환율 개혁이 잠시 중단된 듯하다. 그러나 유로화의 운명은 결국 위안화와 단단히 맞물려 있다. 얼마 전 마차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세계경제와 중국경제 발전수준 및 상황에 맞게 위안화 환율 메커니즘을 한층 더 완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강력한 위안화 절상 압박을 받아온 상황에서 유로화 폭락은 중국의 관리감독 당국에도 충격적인 일이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달러 대비 유로화가 12% 절하되면서 무역 가중치 기준 위안화 가치가 이미 큰 폭으로 절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유로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8.3815위안으로 2002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은 중국의 주요 수출대상국(중국 총수출의 14.6% 차지, 20%를 차지하는 미국에 이어 2위)이므로 중국 수출업체가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에 적잖은 애널리스트들은 지금은 위안화 절상 혹은 환율 개혁의 좋은 시기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판정옌(潘正彥) 상하이(上海)사회과학원 금융연구중심 부주임은 “유로화가 폭락한 현재가 오히려 위안화 환율 개혁에 좋은 시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판정옌 부주임은 “유로화 폭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달러 시세 변화가 보여주듯이 유로화 전망을 어둡게 내다볼 수는 없다. 현재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은 거의 바닥을 쳤는데, 이때 위안화 달러페그제를 통화바스켓제로 바꾸고 통화바스켓의 유로화 비중을 늘린다면 미래 위안화 환율 균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2차 중미전략경제대화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태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양국 간의 협상을 피할 수는 없지만 위안화 환율 개혁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어느 정도 여지가 마련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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