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둥관시 전경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으로 세계 제조업의 중심지 중 하나로 부상한 광둥성(广东省) 둥관시(东莞市)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가 28일 보도했다.
중산대학(中山大学)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현재 둥관시 584개 촌(村) 중 60% 정도가 재정이 적자 상태로 상급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둥관이 이같은 상황에 놓인 이유는 지방정부가 수입 대부분을 토지 임대 수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조용한 농촌 지역이었던 둥관은 개혁개방 후,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기술 제조업 중심지 중 하나로 탈바꿈했다. 과거 IBM의 부회장이 둥관 고속도로가 15분 막히면 세계 컴퓨터 가격이 출렁인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같은 성장세에 80년대 180만명이었던 인구는 800만명까지 늘어났다. 돈을 번 농민 대부분은 자신의 땅에 집을 지어 둥관으로 몰려든 농민공들에게 임대했고 지역정부 역시 토지를 공장에 임대해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근년 들어 원가가 상승하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이 문을 닫거나 둥관을 떠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부터 5년 동안 둥관의 공장 수가 매년 평균 15%씩 줄어들면서 농민공들도 떠나갔고 임대료가 폭락해 주민, 정부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는 2007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둥관의 대부분 촌이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함에 따라 후보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 촌민들에게 무리한 배당금을 공약한 것도 재정 악화의 또 다른 원인이다.
실례로 한 후보자는 "한 가정당 월 1만위안(180만원)을 주겠다"고 해 놓고 재정 악화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자, 연 30%의 고급리로 지역 은행에서 돈을 빌려 배당금을 지불했다. 은행 역시 촌의 재정이 문제가 될 경우, 상급 정부가 촌을 구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선뜻 대출을 해 준다.
신문은 "한때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였던 둥관이 이렇게 된 것은 중국의 경제 둔화에 따라 각 지역의 재정위기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둥관시정부는 속수무책이다. 둥관시는 지난 8년 동안 GDP 성장률이 평균 11%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성장률이 2.5%에 그쳤다.
둥관시의 모 인쇄공장 관계자는 "사회 구조를 급진적으로 개혁해야만 토지 임대로 수익을 내는 현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며 "농민공에게 호적을 부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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