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사치품(명품) 소비 성수기는 크리스마스, 춘절(春节, 설)연휴가 아닌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两会)'가 열리는 3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난성(河南省) 인터넷매체인 다허넷(大河网, 대하망)는 14일 세계사치품협회 어우양쿤(欧阳坤) 중국대표의 말을 인용해 베이징은 3월 들어 일부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구하기 힘들거나 매장 매출이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명품 소비가 성수기를 맞는다고 보도했다.
실례로 어우양쿤 중국대표는 생일을 맞은 친구의 부탁으로 베이징 에르매스 매장을 찾아 판매가 28만위안(4천963만원)의 허리띠를 주문하려고 했으나 해당 매장으로부터 "전부 매진됐다"는 대답을 들었다.
같은 기간 한 소비자 역시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1만위안(178만원)이 넘는 프라다 가방을 사려고 베이징 시내 매장 3곳을 돌아다녔는데 허탕만 쳤다"고 말했다.
모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의 중국 대표는 "매년 3월이 되면 판매량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난다"며 "별다른 홍보 없이도 매장을 찾아 각종 명품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3월에 명품 소비가 급증하는 이유는 양회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지방 간부들이 자신이 직접 쓰거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명품 매장을 찾기 때문이다.
다허넷은 "3월에 명품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보통 2명이 함께 명품 매장을 방문해 1명은 물건을 고르고 1명은 카드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으며, 유행에 뒤떨어진 옷차림에 지방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단체로 매장을 방문해 명품을 집단으로 구매한다"고 전했다.
또한 "3월의 손님들은 눈에 띄는 명품 로고가 새겨져 있지 않아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제품을 선호하며, 특히 롤렉스, 까르띠에, 오메가 등 명품 시계를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어우양쿤 대표는 "매년 3월은 베이징의 명품 소비가 급증하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는 이 시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 유명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중국의 명품 소비 총액은 2천120억위안(37조7천억원)에 달했으며, 2011년에는 전년 대비 25~30%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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