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통화바스켓제도를 통한 환율결정시스템의 재가동을 발표(6/19)한 이후 위안화 평가절상이 재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던 2008년 7월 이후 對달러 위안화 환율은 6.83위안으로 사실상 고정. 對달러 위안화 환율은 2005년 7월 통화바스켓제도가 도입된 이후부터 2008년 7월까지 3년간 18.5% 평가절상되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이 급감하자 2년간 對달러 환율이 고정됐다.
6월 19일 인민은행은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 통화바스켓제도 운용재개를 통한 위안화 평가절상을 발표. 다만, 급격한 환율조정보다는 과거와 동일하게 점진적 방식을 취할 것임을 시사. 인민은행의 발표 이후인 6월 21일부터 7월 22일까지 25거래일간 對달러위안화 환율은 6.77로 하락했다.
▶국제적 압력과 수출증가세 회복이 위안화 평가절상의 배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EU는 물론 세계은행, IMF 등 국제기구가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강화.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의회, EU, 세계은행, IMF 지도자들은 지속적으로 위안화 평가절상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하였고, 2010년 3월에는 미국 의회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미·중 간 환율 갈등이 고조. 2009년 11월 EU-중국 정상회의에서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트리셰ECB 총재가 위안화 평가절상을 촉구하였고, IMF의 칸 총재(2009. 12.)와 졸릭 세계은행 총재(2010. 3.) 등도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다.
중국은 이러한 요구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하며 강하게 대응하였으나, 실제로는 평가절상 시기를 검토. 2010년 3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다른 나라의 화폐를 강제적으로 절상하려는 압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2010년 5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도 중국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점진적으로 위안화 환율체계를 개선할 것임을 밝혔다.
2010년 들어 지속된 수출 호조는 위안화 평가절상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 금융위기의 여파로 급감했던 중국 수출이 선진국의 경기회복으로 2010년 강한 회복세를 지속. 2010년 상반기 중국의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하였는데, 이 중 對美수출은 44%, 對EU 수출은 43% 증가. 對美무역수지는 전년동기 대비 24%, 對EU 무역수지는 전년동기 대비 32% 증가하는 등 미국과 EU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됐다.
▶중국 환율제도 운용은 수출 동향에 의해 크게 영향
중국의 환율제도는 1990년대 이후 크게 세 차례의 변화가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수출확대를 위한 정책수단으로 활용. 중국은 현재 통화바스켓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환율결정 체계가 여전히 불투명. 중국과의 교역량을 기준으로 총 11개 통화로 바스켓을 구성하고, 미국달러, 유로, 일본 엔화 및 한국 원화가 4대 통화인 것으로 발표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통화별 비중은 국가기밀. 유로와 달러의 비중이 가장 크나 수시로 비중이 바뀌고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는 비중이 없거나 간헐적으로 포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정부는 점진적인 평가절상을 통해 위안화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통화바스켓제도 도입 이후에도 수출 추이에 따라 환율 조정폭을 결정. 지속적인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증가세가 약해지자 평가절상을 중단한 것이 실례이다.
지속적인 평가절상에도 불구하고 통화바스켓제도를 운영한 이후 무역수지가 지속적으로 증가. 2005년 이후 환율의 지속적인 평가절상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외환보유고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며 빠른 수출증가세를 지속. 환율은 2000∼2009년에 18.5% 평가절상되었지만, 같은 기간 수출 가격경쟁력을 나타내는 교역조건지수가 34% 하락하여 환율의 저평가 상태가 지속된 것으로 평가됐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20∼30%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
위안화의 저평가 정도에 대해서는 추정방법에 따라 1%대에서 60%대 후반까지 다양한 분석이 존재. 위안화 환율은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20∼30%선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추정. 국가 간 절대 PPP 비율이나 이와 유사한 방식인 ‘빅맥 인덱스’와 같은 경우 40∼67% 저평가. 반면, BS 모델에 근거하여 국가 간의 생산성 차이에 실질이자율, 교역조건 차이 등을 추가하여 분석한 경우는 1.4∼6.1% 저평가. 균형경상수지, BS 상대 PPP 및 균형실질환율(ERER) 모델에 의하면 18∼30%선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추정됐다.
균형 경상수지 모델에 의하면, 중국이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을 적정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약 20%의 평가절상이 필요. GDP 대비 적정 경상수지 수준을 찾고 동시에 환율을 추정. 2005년 이후 6∼11%에 달하는 GDP 대비 경상수지흑자 비율을 장기성장모형에 적합한 2.9% 수준으로 낮추는 환율을 적정환율로 규정. 10%의 위안화 평가절상은 GDP 대비 2∼3.5%의 경상수지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 경상수지흑자 비율을 2.9%로 맞추기 위해서는 20% 수준의 위안화 평가절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BS 상대 PPP에 의하면 위안화는 30% 정도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 ‘GDP/PPP’ 비율을 기준으로 특정 기간의 국가 간 상대적 경제성장(소득증가)을 감안하여 적정환율을 추정된다. ‘GDP/PPP’ 비율은 미국 1.0을 기준으로 한국 0.95, 중국 0.41, 일본1.1, 인도 0.33 등.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만을 비교하면 2005∼2008년의 누적 경제성장률이 중국 38%, 미국 5%로서 양국 간의 경제성장률 차이는 33%. 이러한 국가들 간의 경제성장률(소득) 차이를 감안한 ‘GDP/PPP’는 중국의 경우 현재의 0.41에서 30% 증가한 0.53이 적정한 수준. 이 추정방식에 따르면 현재 위안화는 30% 정도 저평가되어 있으므로 현재의 對달러 6.8위안이 아닌 4.7위안이 균형환율 수준이다.
균형실질환율 모델에 의하면 위안화는 경제성장률과 이자율 및 국제수지가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17∼18%가량 저평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IMF의 CGER은 다양한 균형환율 결정 요인 중 해외순자산, 상대생산성, 상대교역조건, 정부소비, 교역제한지수, 가격통제의 6개 변수로 균형실질환율을 추정. 6개 변수 중 중국의 상황에 적합한 4개 변수(상대생산성, 해외순자산, 상대교역조건, 교역제한지수)를 선정하여 균형환율을 추정한 결과 중국의 경우 교역제한만이 평가절하를 유인하고, 나머지 3개 변수는 평가절상을 유인. 분석 결과 현재 위안화 환율은 17∼18% 저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환율은 점진적으로 절상될 전망
향후 5년 정도는 위안화의 평가절상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교역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수입의 50%는 가공무역을 위한 것이므로 수출이 감소하면 수입도 함께 감소하게 되어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중이다.
중국은 현재 소비주도 성장으로 경제성장전략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향후 5년 정도는 현 경제구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임금인상은 물가 수준을 상승시켜 위안화 환율 하락(평가절상)을 유발했다. 중국정부는 2009년 이후 지역별로 최저 임금을 20∼30% 인상하였고, 노동쟁의에 개입하지 않는 등 당분간 임금인상 추세를 방관할 전망됐다.
하지만 빠른 평가절상을 제약하는 요인도 상존하므로 위안화의 절상폭은 향후 5년간 20% 정도로 예상.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2010년 이후 수출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2009년 상반기 수출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로 2010년 상반기에는 수출이35% 증가했으나, 하반기 이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임금, 부동산 가격의 상승 등 중국의 제조원가 상승요인이 부각되어 중국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던 FDI도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 따라서 위안화 절상폭이 과거 연평균 6%보다 낮은 4% 수준으로 하락하여 2015년 위안화 환율은 對달러 5.5∼5.8위안 정도일 것으로 예상됐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비한 새로운 중국 전략이 필요
한국의 對中수출은 중간재와 자본재의 비중이 높아 위안화 평가절상 시부정적 영향이 예상.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인한 중국의 수출증가세 둔화는 한국의 對中수출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의 對中수출은 재수출을 위한 자본재와 중간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중국의 수출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의 최종재 수출 비중은 2005년 17.3%에서 2009년에는 29.9%로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도 자본재와 중간재의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내수소비를 겨냥한 수출도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구매력 증가로 중국의 소비재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은 수출이 감소하면 일반 상품의 수입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對中수출환경 악화에 대응하여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중국 진출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對中수출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앞으로 한국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을 파고드는 다양한 진출노력을 전개해야하며, 정부는 중국과의 FTA 체결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 및 산업은 유통망의 지역적 확대, 다양한 유통채널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 낮은 원가가 핵심경쟁력인 경우는 중국 내륙 혹은 제3국으로 제조기반을 이전하여 경쟁력을 유지할 것을 제시했다.
제조업 지원을 위해 한국 서비스업의 중국 진출 확대도 검토할 필요. 금융, 유통 등의 부문에서 제조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고, 동시에 구매력 증가로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의 서비스업에서 기반을 구축. 한국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중국에서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기업의 현지화 노력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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