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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은 현금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나라에서 관리하는 국영 디지털 화폐로, 분산되고 익명화된 비트코인과 정반대의 성격을 띈다. 이를 ‘디지털 위안화’라고 부르는데 휴대 전화 앱에 저장되며 거래를 하기 위한 수수료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인 만큼 이론적으로 중국 당국이 모든 단일 거래를 추적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맥도날드, 써브웨이와 스타벅스 같은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디지털 화폐 사용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디지털 위안화란?
▲디지털 위안화 사진(출처: 바이두)
중국은 모바일 결제가 가장 보편화돼 있는 국가 중 하나로 대부분의 거래에서 현금을 보기가 힘들다. 2020년 기준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거래 액수만 49조 달러에 달했고, 이는 4건당 1건꼴로 사람들이 모바일 결제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는 돈을 거래하는 수단일 뿐이고, 중국은 모바일 결제가 아닌 현금 자체를 디지털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연일 급상승으로 화제인 비트코인과는 달리, 중앙은행에서 정식으로 발행하는 화폐로 비트코인 등과 같은 암호화폐와는 정반대되는 성격을 띤다. 또한 중앙은행에서 발행했기 때문에 국가에서 규제하며 법적 지위 또한 국가가 보증하는 화폐인 것이다. 중국 당국은 2014년에 이미 연구팀을 만들고 2017년부터 디지털 화폐 연구소를 운영해오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의 장점
▲디지털 위안화로 QR 결제(출처: 바이두)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하게 될 경우, 우선 지폐나 동전을 만들 때 드는 화폐주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한 이를 운송과 관리해야 할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중국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를 우선 소액 현금 거래의 일부를 대체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발행될 경우 2∼3년 안에 현금 화폐의 30∼50% 정도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절감은 물론 디지털 포맷이라는 장점을 통해 개개인의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이는 거래에 대한 감시를 손쉽게 강화하면서도 돈세탁과 같은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현금과 달리 익명이지만 디지털 형태의 특성상 화폐 보유와 거래에 대한 내역이 모두 남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를 통해 이동하는 통화를 추적할 수 있고 통화 사용량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위안이 국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진다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일대일로 참가국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면, 인터넷 인프라가 열악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에게 디지털 위안화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더라도 단거리 무선통신(NFC)을 이용한 오프라인 송금과 결제를 지원한다는 점에 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은?
디지털 위안화는 현금과 같은 원리이지만 디지털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국가가 모바일 결제 사업을 중앙은행과 직접 연결된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만들어 직접 진행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이 새로운 디지털 화폐 발행을 통해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모바일 결제 시장 독점권을 낮추려고 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이러한 우려 때문인지 기존에 있는 모바일 결제 공룡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알리페이는 지난해 말 디지털 위안화와 관련된 영향으로 37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 공모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지난 월요일 알리페이의 모기업 앤트그룹이 지원하는 온라인 은행이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시범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이는 베이징이 궁극적으로 대중적으로 사용 가능한 전자화폐를 출시하기 위한 시범운영을 확대하는 양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중화를 위한 노력
▲디지털 위안화 홍바오와 디지털 위안화 결제(출처: 바이두)
중국은 지난해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이용한 결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그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스마트워치와 연동되는 디지털 위안화 앱이 출시됐다., 교통카드처럼 NFC 기술을 활용한 실물 카드도 발급됐다. 시범운영에 참여한 시민은 30여만 명에 달하고, 이는 선전, 쑤저우,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 진행됏다.
상하이시의 경우 공정(龚正) 상하이 시장이 지난 1월 열린 중국 상하이시 제15회 인민대표대회 제5차 회의에서 "상하이시를 디지털위안 시범구로 지정해 디지털 위안 테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서 상하이시 통런(同仁)병원과 루자주이(陆家嘴)역 일부 매장과 베이징 펑타이구의 한 카페에서 디지털 위안화 비공개 테스트가 진행된 바 있다. 상하이와 베이징이 테스트를 본격화하면서 올해 중국 대도시와 중견 도시에서도 테스트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달 26일 선전시 시민들을 상대로 연휴에 타지로 이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디지털 위안화를 홍바오(红包) 형태로 지급하기 위한 추첨행사를 개최했는데, 이 행사에 37만여 명이 몰렸고 당첨자는 1인당 200위안을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받았다.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홍바오를 뿌린 이유는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위함일 것이다. 이후에도 다른 지역에서의 추첨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선전시에서 진행된 실험 종료 직후에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에 지폐, 동전 등과 같은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내놨다. 개정안에는 '디지털 위안화를 대체할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법인이나 개인은 없으며, 이런 행위가 적발되면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화하고 일대일로 참여국들을 중심으로 유통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고자 하였으나 위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현재 국제 결제 시장에서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통해 SWIFT를 앞세워 달러화가 통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해온 미국의 영향력을 낮추고 새로운 국제 금융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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