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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무원은 2020년 기준, 중국의 스포츠 산업의 규모는 약 3조 위안(약 500조 원)으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약 5조 위안(약 900조 원)에 이를 것이고 이 중 2조 위안이 축구와 관련된 산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축구 리그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지원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중국의 축구가 무슨 이유로 변화를 겪고 있는지 알아보자.
세계 축구의 신대륙! 중국슈퍼리그
중국의 1부 축구 리그(中国足协会超级联赛)인 CSL(Chinese Super League)은, 2004년에 출범해 비교적 역사가 짧지만 축구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주목할 만하다. 평균 관중 수가 2만 4000명으로 전 세계 리그를 통틀어 5번째로 많고 선수들의 평균 연봉도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리그를 이어 6번째로 높다.
▲아르헨티나 선수 카를로스 테베즈는 상하이 선화(上海绿地申花)로 이적하면서 당시 프로축구선수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았다. (출처 : 네이버)
중국의 축구 리그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정부 주도 하의 ‘축구 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발언한 ‘월드컵 개최•월드컵 본선 진출•월드컵 우승’이라는 세 가지 목표 아래 2016년 ‘중국 축구 중장기 발전 계획(中国足球中长期发展规划(2016~2050))’을 발표하면서 축구의 계획적 발전이 세부화됐다. 계획 내용으로는 초•중•고•성인 축구 선수 5,000만 명을 양성하고, 축구 중점 학교 2만 곳을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국에 축구장을 7만 개 이상 보급하여 인구 만 명당 약 0.5~0.7개의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 계획도 있다.
▲중국 정부사이트 축구 중장기 발전 계획 통지문을 기재해 널리 알렸다. (출처 : 中国政府网)
돈으로 되는 것과 돈으로도 안되는 것
거대한 자본을 쏟아부은 결과, 아시아 각국의 상위 4개 팀만 출전하는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중국 국적 구단 최초로 광저우 헝다(广州恒大)가 2013, 2015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면서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중국 국가대표의 모습은 달랐다. 2017년 중국이 피파 순위 57위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2020년에는 75위를 기록하였다. 자국 리그의 수준은 외국인 선수와 감독의 유입으로 대폭 좋아졌지만 아직 중국 선수의 실력은 세계 무대에 도전하기 부족해 보인다.
▲광저우 헝다가 AFC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위) 국가대표는 낮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아래). (출처 : 네이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엄청나게 돈을 쏟아붓던 중국 축구 리그도 이제 서서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비싸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팀의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인 선수들의 실력 대비 높은 연봉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중국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533만 위안(약 9억 원)으로 같은 기간 K리그 선수의 평균 연봉인 2억 원보다 월등히 높았다.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세한 K리그 선수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주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굳이 해외 리그에 진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중국 선수들의 실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드디어 칼 뽑은 중국 축구 협회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중국 축구 협회는 지난 12월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프로축구 특별관리 회의(中国足球职业联赛专项治理工作会议)’에서 강력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우선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외국인 선수의 연봉에 대해서는 300만 유로(약 40억 원)로 대폭 하향됐고 팀 내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이 1000만 유로를 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중국인 선수의 연봉은 기존보다 무려 절반이나 낮아진 1인당 최대 500만 위안(약 8억 원)으로 제한했고, 팀의 평균 연봉은 300만 위안 이내로 해야 한다.
구단에 대한 제재도 가했다. 구단의 지출액이 6억 위안(약 1000억 원)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대기업의 지나친 출혈경쟁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발•교체 외국인 선수를 경기당 3명까지만 허용하고 선발 선수 중 1명 이상을 만 23세 미만 선수로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방지하고 유소년 축구의 중요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갈 길이 먼 중국의 축구
올해부터 적용되는 이 제도는 중국 축구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여러 우려도 낳고 있다. 연봉이 줄어든 중국 리그는 외국인 선수에게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중국인 선수들의 연봉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광저우 헝다가 레알 마드리드와 협력해 설립한 황마축구학교(恒大皇马足球学) (출처 : 바이두)
중국의 축구가 수렁에서 벗어날 방법은 유소년 축구를 장려하여 많은 유망주를 배출하는 것이다. 리그 최상위 팀 중 하나인 광저우 헝다는 일찍이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후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을 인식해 스페인 마드리드에도 축구학교를 개설하고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중국 교육부는 전국에 최대 6000개의 축구 학교를 개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유소년 축구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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