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나 해외 사이트에서 신용카드를 쓸 때 달러, 위안화, 유로 등 현지 통화가 아닌 원화로 결제하면 최대 11% 가까이 돈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신용카드 해외 원화 결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 현지화 결제 때보다 최소 2.2%에서 최대 10.8%의 대금이 더 청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원화 결제 이용금액은 7천897억원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원화결제가 이뤄진 지역(온라인 제외)을 분석한 결과, ‘중국(홍콩·마카오)’이 45.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유럽국가(영국·스페인 등)’ 25.0%, ‘괌·하와이’ 16.7%, ‘태국·몰디브’ 12.5% 순으로 나타났다. 원화결제에 사용된 카드는 ‘마스터카드(Mastercard)’ 62.0%(31건), ‘비자카드(Visa)’ 38.0%(19건)였다.
이렇게 원화로 결제된 거래명세표를 분석한 결과, 현지통화로 결제할 때보다 원화로 결제했을 때 내는 수수료인 자국통화결제(DCC) 수수료 때문에 최대 10.8% 더 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DCC 수수료가 가맹점에 따라 3~8% 수준”이라며 “따라서 달러 등 현지 통화로 결제했을 땐 해외수수료로 최고 3% 정도만 내면 되지만 원화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최고 1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했을 시에도 손해가 발생했다. 소비자원은 "온라인에서 물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원화로 표시된다면 원화결제임을 의심해야 한다"며 "이런 경우 결제통화를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찾아 미국달러로 바꾸어 결제하면 수수료 부담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청구서에 찍히는 금액이 원화 결제 당시 금액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가맹점에서 원화로 결제했더라도 국제카드사에서 달러화로 환전된 뒤 국내 카드사가 다시 원화로 바꿔 청구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원화결제 경험자의 대다수(74.0%)는 해외 가맹점으로부터 원화결제에 대한 고지를 받지 못했고, 언어적인 장벽과 계산의 복잡함 때문에 대금이 청구되고서야 뒤늦게 수수료 부담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원화결제로 인한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신용카드 원화결제 해외이용 가이드’를 스마트폰에 담아 두었다가 특히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 이를 판매 상인에게 보여줄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수증이나 결제패드에 원화로 표시된 금액이 보일 경우 서명하지 말고 ‘가이드’를 참고해서 재 결제를 요청하도록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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