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영국의 버버리 매장
베이지색, 검정색, 빨간색이 섞인 격자 체크무늬로 유명한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가 중국에서 상표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상표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부터 버버리의 체크무늬 상표권은 무효가 됐다"고 밝혔다.
상표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버버리의 체크무늬 상표권에 이의를 제기한 신청서가 접수됐으며 지난 13일 이를 받아들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다만 누가 버버리 체크무늬 상표권에 이의를 제기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버버리는 중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버버리는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고유의 상표를 불법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해당 상표에 대한 버버리의 권리에는 변함이 없으며 반드시 항소심에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중국에서 상표권 분쟁으로 곤욕을 치른 기업은 버버리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불법으로 이용했다며 중국 스포츠용품 회사 '차오단(乔丹) 스포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차오단스포츠에서는 오히려 조던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중국어로 조던은 '차오단'으로 표기된다.
애플도 지난 2010년 중국에서 아이패드의 상표권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타이완(台湾) 업체와 분쟁이 발생해 6천만달러(636억원)을 지급하고 상표권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시장컨설팅회사 '차이나 마켓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벤 카벤더는 "중국 신흥 부자들은 버버리 스카프를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부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산다"며 "버버리가 상표권을 잃게 되면 부자들은 이를 내세우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 리서치의 마리오 오르텔리는 “아시아에서는 어차피 명품 짝퉁이 많기 때문에 상표권을 잃었다고 해서 명품 판매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버버리 상표권 취소 결정이 발표된 날 런던증권거래소에서 버버리의 주가는 전날보다 2.6% 오른 15.27파운드(2만6천4백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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