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지난 17일 저녁, 아시아나 경영진이 자사 여객기의 착륙사고로 피해를 입은 장산(江山)중학을 찾아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중국 포탈사이트 텅쉰넷((腾讯网)이 18일 '금호아시아나의 중국 약탈'이라는 다소 격앙된 제목의 기사에서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관계자들의 동정과 최근 그룹의 한국 및 중국 경영 현황을 상세히 전하고 금호아시아나의 중국 경영에 대해 문제점을 열거하며 지적했다.
텅쉰은 먼저 2년전의 문제를 환기시켰다. 보도 기사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은 지난 4월 보아오포럼에서 외국 기업인들과 함께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을 회견한 자리에서 2년전 겪었던 타이어 리콜사태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중국 사업을 새롭게 전개하려 했다."고 전하고 "하지만 이번 사고로 금호아시아나는 중국인에게 두 번이나 머리 숙여 사과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텅쉰은 "아시아나는 중국 시장에서 이미 끊임없이 머리 숙여 사과하는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사과 모습에서도 적극적인, 간절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아시아나 중역이 이전에 여러 차례 손자병법의 '공격자는 심리적으로 상대를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는 구절을 인용했던 것처럼 모든 역량을 다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충고까지 했다.
텅쉰은 중국 시장이 아시아나에게 있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는 지난 5월 23일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윤영두 사장과 장쑤성(江苏省) 우시시(无锡市)의 황리신(黄莉新) 당서기가 만나 인천-우시 노선 신규 개설에 대한 환담을 가졌다.
현재 한중 양국간 가장 많은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인 아시아나가 우시 노선을 개통하면 한국-중국 노선이 32개로 확대되며 우시는 아시아나의 중국 내 23번째 취항지가 된다. 참고로 우시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1천5백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 교민 4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중국 시장은 아시아나항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앞서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나항공의 전략적 사업 노선"이라며 "특히 중국 시장은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문명영 중국 지역 본부장도 지난 2011년 5월 "2010년 중국노선 승객 수가 이미 아시아나항공 전체 승객의 25%를 차지했다"고 말한 바 있다. 텅쉰은 "그로부터 3년 뒤, 사고발생 아시아나항공기 탑승객 절반이 중국인이었듯 현재 아시아나가 운행하고 있는 인천-미국행 비행기의 손님은 절반 가량이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수익 측면에서도 지난 2011년 기준 한중 노선 수입이 아시아나항공 전체 수입의 17.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유럽이나 미국행 환승 중국인 탑승객에 의해 발생하는 소득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한중 노선 매출액은 전체 영업 수익의 15.8%를 차지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금호타이어도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전세계 8개 공장 중 절반이 중국에 위치해 있으며 중국에서만 매년 3천만개의 타이어가 생산된다.
올해 상하이모터쇼에 참석한 금호타이어 이한섭 중국 법인장은 "현재 세계 최대 타이어 시장인 중국은 금호타이어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으며 다른 관계자도 "현재 유럽과 미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가 대다수 다국적 기업들의 공통적 선택이며 금호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1년 중국중앙방송(CCTV)가 "품질이 떨어지는 합성고무를 사용해 저질 타이어를 생산해왔다"고 보도하기 전만 해도 중국 타이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20%였지만 보도 이후에는 판매량이 무려 60% 가까이 급감하기도 했다. 현재의 타이어 판매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텅쉰넷은 "금호아시아나는 점점 더 중요해지는 중국 시장에서 두차례 문제를 일으켜 타이어에 이어 항공까지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며 "금호아시아나가 이중 타격을 받음에 따라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텅쉰은 또한 금융계 인사의 말을 인용해 "그룹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하락은 그룹 경영전반에 연쇄적 반응을 일으켜 더 큰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실적은 실제로 예전보다 악화됐다. 지난 1분기 482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주가도 올해 들어 20% 가량 하락했다.
텅쉰은 "박삼구 회장이 지난 7일 웨이하이(威海) 골프장에서 사고 소식을 알게 됐다"며 "박 회장이 아마도 골프장에서 중국 정부 고위층들과 접견하는데 힘을 쏟았을 텐데, 회사를 구하기 위해서는 (고위층보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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