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원유가 유출되면서 검게 오염된 다롄신항 앞바다의 위성사진
韓 기업, 원자재 수입·완성품 수출 못해 울상
톈진·단둥 대체 항구 이용시 운송비용 증가 부담
中 언론 "방제작업 최소 열흘"
중국 랴오닝(辽宁)성 다롄(大连)시 다롄신항에서 지난 16일 발생한 송유관 폭발사고로 항구가 폐쇄되면서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동북3성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수출입길이 막히면서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조업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나흘째인 다롄신항 등 인근 컨테이너 부두는 20일 오후 현재까지도 일부 기능만 유지한채 폐쇄됐다. 현재 다롄신항 앞바다는 사고로 원유가 흘러들어 인근 해역 50㎢ 오염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유회수기와 흡착제 등을 사용해 기름띠을 제거하고 있지만 방제작업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신징바오(新京报)는 이날 보도에서 방제작업이 열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다롄시 당국이 방제작업 기간 동안 항만 운영을 제한한다면 이 기간 동안 기업들은 원자재 수입은 물론 완제품 수출을 하지 못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다롄 무역관은 "다롄에는 800여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면서 "수출 납기가 임박한 컨테이너 화물들이 선적까지 해놓고 발이 묶이는 바람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계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D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원자재가 소진되면 조업이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국계 업체들은 이미 선적해 놓은 컨테이너를 풀어 정상 운영되고 있는 다롄 여객항을 통해 인천으로 수송하거나, 톈진(天津)·단둥(丹东) 항까지 화물을 운송해 우회 수출하는 방안 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운송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돼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현지 우리 공관 역시도 기업들에게 대체 항구 확보를 권고하고 있다. 19일 선양총영사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화물 적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출입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 동북 3성의 우리 기업들에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단둥, 잉커우(营口) 등 대체 항구 확보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발사고는 지난 16일 오후 6시50분경, 다롄 개발구 신항(新港)진에서 30만t급의 라이베리아 유조선이 원유를 중국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中石油, 중국석유) 송유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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