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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서 상영중인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개봉 10일 만에 5.7억 위안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중국 개봉 일본 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이러한 흥행세는 놀라운 것이 아니다. 소위 ‘서브 컬처’라고 불리는 분야에서 중국 청년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애니메이션(Anime), 만화(Cartoon), 게임(Game), 소설(Novel) 즉 'ACGN'로 대표되는 서브 컬처 문화 콘텐츠는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무협 소설이 인기가 있었던 중국에서 이제는 일본 문화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이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경우에도 이미 일본 흥행의 70%에 가까운 이익을 중국에서 얻었다. ‘서브 컬처’ 업계가 중국 시장에 지속된 관심을 갖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중국 게임회사 ‘미호요(mihoyo)’는 처음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게임인 ‘붕괴 3rd’,’명일방주’ 등을 성공시켰고, 현재 ‘원신’이라는 게임을 글로벌 서비스 중이다. ‘원신’은 중국의 문화와 일본의 서브 컬처 문화가 융합되고 있는 사례로, 중국인들이 익숙하게 즐겨온 게임의 요소에 일본 문화를 합쳐서 만들었다.
중국 청년들이 일본 문화를 수용하는 것은 주체적이다. 한 ‘서브컬쳐’ 동아리 소속의 대학생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신세대들은 일본 문화에 관심 갖는 이유가 단순히 일본에 대한 호감에서 비롯되기보다는 중국의 경직된 정부 위주의 콘텐츠와 달리 사람의 내면을 섬세하게 다루고, 정서적 교류가 있다고 한다. 이어서 4chan, 유튜브 등 중국에서 이용이 불가한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흔히 ‘밈(Meme)’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유행에도 민감하게 수용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 문화의 홍보와 더불어 정부 주도의 문화 정책을 펼쳐왔다. ‘국풍’이라고 불리는 중국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홍보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문화정책은 오히려 중국 청년들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와 반대로 가고 있다. 중국 청년들은 중국 문화의 우수함과 국가의 발전에 동의를 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중국 여성 청년들이 즐기는 한국 문화 콘텐츠와 남성 청년들이 향유하는 일본 문화에 비하면 딱딱하고 깊이가 얕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앞으로 중국 문화를 알리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주류문화는 물론, ‘서브 컬처’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가져 중국 문화를 소비하는 대중들이 직접 문화를 생산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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