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자동차, 은행권 등 1분기 실적 ‘빨간불’
중국이 손댔다 하면 산업지형도가 바뀐다. 한국 효자산업이었던 철강, 조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시장도 세계 1위의 삼성전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인력 1만 명을 육성하며, 12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중국의 반도체 시장도 위협적이다. 은행권, 자동차 등도 중국시장에서의 1분기 실적이 추락하면서 한국 대기업들의 중국시장 비즈니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론적지만 차별화와 현지화 전략만이 살 길이라는 것에 중지가 모아진다.
삼성전자 中스마트폰 시장 4위로 추락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4위로 추락했다. 중국의 샤오미(小米)와 화웨이(华为), 아이폰6를 내세운 애플에 밀렸다. 중국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은 지난해 3분기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주어 충격을 주었다. 이어 4분기에는 애플에게 밀리더니, 올해는 화웨이에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 중국시장 판매점유율을 보면, 1위 샤오미 1400만대(12.8%), 2위 아이폰 1350만대(12.3%), 3위 화웨이 1120만대(10.2%)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서 기타그룹에 분류되는 상황에 처했다. 세계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애플은 1분기 6120만대로 40.0% 성장했고, 화웨이 1750만대, 샤오미 1530만대로 각각 27.7%, 39.1%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8330만대로 지난해 1분기의 8880만대보다 6.2% 줄었다.
불과 몇 달 새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국시장에 갤럭시S6와 S6엣지를 출시해 애플과 샤오미를 누르고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애플의 인기는 여전히 건재하고, 중국 업체들도 약진하고 있어 상황 타개는 쉽지 않다.
현대기아차 中시장점유율 감소
베이징현대의 지분법이익이 2007년 이후 7년 만에 역성장을 보였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현대의 지분법손익은 9631억원으로, 2013년(9665억원)보다 34억원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중국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26만6000대로 작년 동기(27만4000대)보다 3.1% 감소했다. 기아차 1분기 판매량은 16만1000대로 1년 전 15만6000대보다 5000대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3.8%→3.5%로 오히려 떨어졌다. 원인은 저가를 무기로 중국 현지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현대 기아차가 올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계은행 中법인 수익성 '비상'
중국내 한국계은행들의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1분기 주요 한국계은행의 중국법인 실적은 전년대비 크게 하락했다.
기업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69억원에 비해 무려 66.7% 감소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도 1분기 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하나•외환 통합을 이룬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통합 후 첫 실적도 초라했다.
지난해 1분기 하나은행 56억원, 외환은행 59억원의 당기순이익에 비하면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약 89억원에 불과했다. 1년 전 두 은행의 실적을 더해 단순 비교할 경우 당기순이익은 22.6%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 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1분기 55억원보다 1.6% 증가했다. 상승폭은 낮지만 다른 한국계은행 실적이 뒷걸음 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다.
한국계은행의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상하이 한국계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고 중국의 금리자율화 정책이 실적부진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존에는 최고 예금금리 제한과 최저 대출금리 제한 등 예대마진을 법적으로 보장해줬는데, 대출금리 하한선이 없어져 규모경제 싸움이 되고 있다. 또 예금금리를 자율화하면서 은행간 예금 금리 경쟁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라며 “한국계 은행은 규모가 작으니 금리를 더 줘야 거래처가 유지되고, 대출금리는 저금리로 가야하고, 최근 지준율 인하로 인해 시장 유동성 공급에 따른 리차이 자금 운용 수익률 또한 낮아져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 은행들은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이다. 중국은 한국계은행들의 해외진출 최대 거점지역인 만큼 한국 기업과 교민 고객 위주의 영업 전략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중국 현지 고객 확보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개책은 역시 현지화를 가속화하는 길”이라며 “모 한국계은행은 한국 주재원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총행장을 중국인으로 두는 등 현지화를 넘어 대륙화를 진행 중이다. 지역 내 집중전략을 통한 네트워크 확보, 즉 지행을 늘리는 전략으로 가야 할 것이며, 모바일뱅킹 등 채널강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지 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현지화 전략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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