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한중 정상회담
지난 7월 14~18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한중FTA 제12차 협상을 가졌다. 한중 양국정상이 서울에서 만나서 연내 타결을 선언하고 열린 첫 협상회의였다. 양국 정상간의 약속대로 한중 FTA가 성사되면 대한민국 경제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아직은 실감나지 않지만 국내 경제와 시장의 변화는 불을 보듯 분명한 상황이다. 당장,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기업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면 한중FTA로 당장 큰 이득을 볼 국내기업은 어느 기업일까? 한중FTA와 관련해서 우리는 양국의 산업별, 업종별 경쟁력만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이같은 거시적 접근으로는 실물경제의 득실이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기업이 FTA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 판단이 잘 서질 않는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지난해 7월에 발표한 보고서 '한중 무역구조의 특징과 FTA 혐상 시사점'(작성자 정환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서는 가공무역 및 중간재 중심의 한·중 무역구조와 ‘중국형 차등관세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중 FTA 협상 시사점과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중 양국간 무역구조와 중국내의 관세제도를 주목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FTA협상 결과의 내용에 따라 무역구조와 한국제품 관세제도가 바뀌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희비도 엇갈리게 될 것이다.
지난해 대중교역액 흑자규모가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완제품 수출보다는 중간재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국은 중간재, 즉 완제품을 만들어 재수출할 수 있는 수입품에 대해서 세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수출을 장려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근년들어 중국은 이같은 가공무역의 재료인 중간재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수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중FTA 협상이 중국의 완제품 수입관세 철폐로 이어지면 대중국 수출에서 완제품의 수출 비중이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한중FTA 성사 후, 흔한 말로 대박 날 기업과 제품은 현재의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수출을 해서 현지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기업과 제품이 일순위이다. 화장품 등 미용제품이 대표적인 대박 아이템을 될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와 같이 중국시장에서 경쟁기업과 가격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국내에서 출시되는 현대차 신차종이 중국 현지법인 공장에서도 동시에 생산되지는 않는다. FTA 성사로 자동차 수입관세가 없어지거나 대폭 감소될 경우, 중국 고객이 서울에 가서 신차를 주문하고 '해상 택배'로 자동차를 배송하는 사례가 생겨날 것이다. 따라서, 한중 FTA로 인한 가장 큰 위협을 받은 기업은 일본 자동차기업이다.
또한 식품 관련 제품이 중국시장으로 대규모로 수출될 것이다. 현재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우리 식품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중국시장으로 공급되고 있다. 식품에 대한 관세가 사라지면 중국 현지의 외식사업, 식품유통사업이 중국시장 전역에서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
특히 중국 소비자의 자국 식품에 대한 불신, 식품 분야 대중국 비교 우위, 현재 중국시장의 한국식품에 대한 반응, 중국 각지에 진출한 한인업소 분포 등을 감안하면 국내 식품 관련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FTA 성사 후의 상황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주목해야 할 사항은 "Made in Korea" 즉, 한국산 제품이 중국시장에서 인정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동대운패션타운을 찾는 중국인 고객들이 한국산을 찾고 상하이에서 생산된 제품이 기타 지역에 비해서 비싸게 팔리는 점 등을 감안하면 중국 현지 생산보다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 것이다.
경쟁 우위에 있는 전자제품의 경우, 오히려 품질 좋고 값 싼 중국산 제품이 국내시장으로 공급되면서 국내 전자업계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높은 장벽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 보급되고 있으며 중국기업의 제품이 값이 싸면서도 품질도 우수해지고 있어서 완제품 전자시장은 중국기업들이 국내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예상하는 농수산물의 경우, 오히려 새로운 반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중국시장에서 한국농수산물은 충분히 품질경쟁력이 있으며 고가로 유통될 수 있다. 따라서 싼 농산물은 수입하고 비싼 농산물을 수출해서 한국농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또한, 중국산 싼 농산물 원료를 수입해서 한국에서 가공한 후, 한국식품회사의 브랜드로 역수출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다. 이와 같이 농수산물의 양국 교역에서는 우리가 오히려 유리한 상황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가격 비교를 하면 우리가 불리해 보이나 중국 소비자와 관련 제품의 품질을 보면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중FTA 성사 후, 대박 날 기업과 아이템은 FTA 협상 내용과 중국시장의 반응을 근거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한중FTA와 관련한 자료 중, 한국무역협회의 보고서 '한중 무역구조의 특징과 FTA 혐상 시사점'(작성자 정환우)이 핵심적 내용을 가장 잘 정리하고 있다. 한중간 무역의 핵심적 특성을 정확하게 분석해냈다. 보고서는 한국무역협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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