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건물, 위생국 무허가 단속에 업주들 속수무책
구베이지역 한국음식점이 밀집된 명도성 식당가가 상하이시정부 단속으로 영업이 전면 중단됐다. 31일 상하이시 위생국과 공상국 단속반이 명도성 1기와 2기 사이에 있는 식당가에 들이닥쳐 영업중인 음식점의 설비와 집기를 압수하고, 일부 시설물를 부수는 등 일대 소란이 일었다.
4년째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해온 한 업주에 따르면 지난 25일(금)과 28일(월) 상하이시 위생국(민항구식품안전협회, 상하이시식품약품감독관리국)이 구베이 식당가를 두차례 방문해 ‘즉시 영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영업중인 업소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집기를 몰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업주들은 오래 전부터 인근 주민들의 민원신고가 있을 때 마다 겪었던 조치로 여기고 일부 업소들이 정상영업을 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고 전했다. 약 20여 업소 중에는 경고를 받고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있었지만 몇몇 업소들은 영업을 하다 적발돼 이 같은 철퇴를 맞게 된 것이다.
명도성 식당가가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곳이 불법건축물로 영업집조를 소지한 곳이 서너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 영업집조가 있더라도 위생국 허가가 나지 않아 음식점을 운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영업을 해온 터라 음식냄새와 소음에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에게 대응할 수 없었던 것.
별안간 영업중단조치로 문을 닫게 된 업주들은 개발상과 2, 3방동(집주인) 등과의 임대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9월까지 임대료를 선납했다는 A 사장은 “집주인이 돌려줄 것으로 믿고 있지만 당장 어디로 옮겨야 할지 막막하다”며 어두운 표정이다.
또 B 사장은 “음식점 허가가 나지 않은 곳이라 영구적인 영업장이 아니라는 생각은 했지만 엊그제 경고가 마지막이 될지는 몰랐다. 막상 문을 닫게 되니 준비할 시간도 없어 답답할 노릇”이라며 긴 한숨을 내쉰다.
2~3년간 꾸준히 영업을 해온 업소는 최근 한국 맛집거리로 홍보되면서 매출도 올라 그나마 나은 형편이다. 그러나 불과 몇 달 전 인수하고 새로운 다짐으로 영업을 시작한 업주들의 낙심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구베이 명도성 식당가는 2010년 한국음식점이 한두 곳 들어서기 시작해 최근 20곳에 달하는 업소가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1~2년전부터 인근 주민들의 잦은 민원으로 영업에 위기감이 조성돼 왔으나 개발상이 나서 해결해 왔다. 올해 들어 민항구공상국으로부터 몇차례 경고가 이어져 오다 최근 불법건축물, 불량식품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상하이시정부가 강력한 단속에 나서 결국 7월 말 최종 영업중단 조치를 내리게 됐다.
철퇴를 맞은 31일 저녁, 명도성 식당가로 하나둘 찾아오는 손님들은 당혹스러워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지나가는 행인들은 휴대폰을 꺼내 황당한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간다. 종업원들은 깨진 유리조각과 집기를 치우며 삼삼오오 모여있고, 한쪽에서는 벌써 중국인 방동과 임대료문제로 목청을 올리는 업주도 눈에 띈다. 8월 1일까지 음식점 설비와 집기를 정리하라는 정부의 지시를 속수무책 받아들이는 업주들의 망연자실한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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