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40대 난입… 원생·교사 31명 부상
한달새 3번째 유사 사건 ‘모방범죄’ 분석도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이 일어나 유치원생 등 31명이 다쳤다.인민일보는 29일 오전 지앙쑤(江蘇)성 타이싱(泰興)시의 한 유치원에 괴한이 난입, 흉기를 휘둘러 원생 28명과 교사 등 3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다친 어린이 중 5명이 중태라고 보도했으나, 현지 잡지인 차이징은 인터넷판에서 "어린이 4명이 과다출혈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타이싱은 베이징에서 약 900㎞ 떨어져 있으며, 범행이 일어난 유치원은 시내 중산층 거주지역에 위치해 있다.
범인은 쉬위위안(徐玉元)이라는 47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언론들은 쉬가 오랫동안 실직 상태였던 것으로 미뤄 좌절감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쉬는 지역 보험회사에 다니다가 2001년 해고된 뒤 계속 직장을 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괴한들이 무방비 상태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묻지마’ 식의 칼부림을 저지른 것은 한달 남짓한 기간에 벌써 3번째다. 바로 전날에는 광둥(廣東)성 레이저우(雷州)시의 초등학교에 천캉빙이라는 33세 남성이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학생 18명과 교사 1명이 다쳤다. 천은 바로 이웃한 학교에서 2006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였으나 정신질환 때문에 해고됐다. 레이저우에서는 2년 전에도 자퇴생이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들어가 학생 2명을 살해한 일이 있었다.
중국 동부 푸젠(福建)성에서는 28일 역시 어린 학생들을 흉기로 살해한 쩡밍셩(42)이라는 남성이 총살형에 처해졌다. 쩡은 지난달 23일 푸젠성 난핑(南平)시의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을 흉기로 찔러 8명을 살해하고 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쩡은 마을 보건소 의사 출신으로, 학생들을 살해한 뒤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혀 푸젠성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었다. 당국은 쩡 또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으나, 몇몇 언론들은 쩡이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심을 표현해왔다며 사회불만을 범행 요인으로 지목했다. 2004년에도 중국 동부 해안지대에서 2개월 새 흉기난사극이 5차례 연달아 일어난 적이 있다.
타이싱 사건을 저지른 쉬가 전날 있었던 광둥성 사건의 영향으로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 인민대학교 사회학 교수 저우샤오쩡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범죄는 쉽게 모방범죄를 불러일으키기 쉽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법학교수 출신 인권운동가 허웨이팡은 "푸젠성 범행을 일으킨 쩡은 이례적으로 고속 재판을 받고 처형됐다"면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사형집행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는 "폭력 범죄의 증가는 중국 사회가 급속히 변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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