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에서 국내 은행간 총성없는 ’예금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들이 중국 현지에서 예금 유치를 위해 기업과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부자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중국의 국유기업과 우량한 상장회사, 한국과 수출 거래 실적이 많은 기업 등을 상대로 대출을 취급하며 예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별 예금 잔액은 7월말 기준 ▲하나은행 75억위안 ▲우리은행 67억위안 ▲신한은행 48억900만위안 ▲기업은행 2억1천400만위안 등이다.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3곳이 중국 위안화로 현지인 상대로 예금과 대출 등의 소매금융을 취급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기업은행도 올해말께 중국 현지인 대상 소매금융 업무 허가를 받아 영업을 확대키로 했다.
또 지난 5월 중순 톈진(天津)에 법인을 설립한 외환은행 역시 조만간 위안화 업무를 신청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는 중국 현지인 대상의 국내 은행간 예금 확보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은 현지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특히 중국은 국내에서처럼 현지인을 상대로 대(對)고객업무가 가능한 ’제2의 한국’으로 간주되고 있어 국내 은행들이 공을 들이는 곳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관 등을 상대로 한 도매영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미국이나 홍콩, 영국 등과는 달리 중국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돼 국내 은행간 영업 경쟁이 가장 심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지 은행들이 예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데는 중국 당국의 예대율 규제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인플레이션을 우려, 은행들의 대출 축소를 유도하기 위해 예대율 기준을 75%까지 낮췄다. 즉 예금 범위(100) 내에서 대출(75)을 취급하라는 것이다.
2007년 9월 이후에 중국에서 법인을 설립한 국내 은행들은 법인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에 현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그러나 중국법인의 예대율은 기업은행(133%), 우리은행(118%), 하나은행(116%), 신한은행(114%) 등 은행들이 모두 100%를 웃돌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으로 전환하기 전에는 중국 당국의 예대율 적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대다수 은행들의 예대율이 높았다"며 "법인 전환 후 3년 내에 예대율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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