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가 올해 5000억위엔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타오바오는 현재 210만개 제품이 거래되고 있고 회원 수만해도 작년 12월 기준 1억7000만명에 달했다. 이러한 중국 인터넷쇼핑몰 시장의 매력에 한국업체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 불과 2년 만에 한국의 대형자본이 투입된 종합몰부터 현지유학생 출신의 소호몰까지 급격히 팽창했다. 쇼핑몰서버구축, 중문쇼핑몰제작, 제품촬영 등 전문업체들의 진출도 이어졌다. 하지만 개설 소식이 성공스토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타오바오에 입점하면 OK?
2년 전 타오바오(陶宝)에 한국풍(韩版) 의류로 입점한 A씨 소자본 창업에 인터넷쇼핑몰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대박’의 기대를 품었다. 중국인 직원 4명을 채용하고, 별도 서버구축비용이 들지 않고, 간단히 웹디자인 실력으로 타오바오에 상품을 노출할 수 있었다. 2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은 A씨는 그간 마케팅 비용만 한화 1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타오바오 내의 A씨의 신용등급은 일반황관 2개. 황금황관 5개가 최고등급인 타오바오에서 ‘신용도 괜찮네’ 정도의 평가를 얻기까지 2년이 걸렸다. 지금은 이 정도 기간은 일반화되었다.
타오바오의 신용등급은 누적판매 수에 따라 하트-다이아몬드-황관-황금황관으로 나뉜다. 각 5개로 세분화되어 총 20단계로 신용등급이 구분되는데, 이 등급이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타오바오 방문자 대부분이 황관의 개수로 구매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구조에서 장기적인 투자가 준비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타오바오 입점만이 만사는 아니라는 조언이다. 게다가 초기에는 하트나 다이아몬드가 많았는데, 지금은 황관도 많고 50만개 이상 상품을 판매한 황금황관의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장진입은 예전에 비해 너무도 어려움 상황이다.
입점만으로 해결이 안되는 시스템은 타오바오가 상품정렬 순서를 신용등급으로 배열하면서부터다. 동종 상품의 수많은 제품 중에서 상위에 링크되기 위한 업체들의 몸부림은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초기 입점자들은 1~2명 직원으로도 운영이 가능했지만, 이제 100여명을 웃도는 기업화 현상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C2C를 제한하고 점차 B2C(타오바오상청(商城))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지 소자본 창업에 ‘혹’했다간 단시간 내에 쇼핑몰을 폐쇄하거나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문자가 늘면 팔릴까
“사이트를 개설하면 팔린다? 사람이 모이면 팔린다? 절대 아니다.”
인터넷쇼핑몰 제이미닷컴(www.thejamy.com)을 통해 구매대행 서비스를 해온 강철용 Accommate 대표는 중국 온라인시장의 거품을 지적한다.
쇼핑몰 업체들이 일정 비용을 사이트 홍보에 투자하지만 그 금액이 만만치 않다는 것. 강 대표는 바이두(白度) 키워드마케팅을 예로 들며 비용대비 효과에는 허수가 많다고 밝힌다. 검색엔진을 통해 한국복식(韩国服装), 한국복장(韩国服饰)과 같은 연관성 높은 키워드를 첫페이지에 노출시켜 해당 키워드를 1회 클릭하는데 1위엔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루 1000명이 클릭하면 1000위엔, 3만위엔이다. 키워드 마케팅은 반드시 구매를 위해 클릭하지 않는 고객까지 포함되므로 월 3만위엔 마케팅비용을 들여 월 3만명이 클릭하여 방문한다 해도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미미하다는 것.
강 대표는 “중국온라인 쇼핑몰 구매율은 0.1%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1000명이 방문하면 그 중 1명이 상품을 구입하는 셈”이라며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3억 인터넷 인구, 인터넷 쇼핑 이용자 1억5000만 숫자에만 가능성을 모을 뿐, 사이트로 끌어들이는 방법, 끌어들인 방문객이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에 대한 계산은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또 강철용 대표는 “중국 온라인시장은 꾸준히 성장해가고 있기 때문에 기회시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하고 “왜곡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밝힌다.
제이미닷컴은 홍콩A ccommate가 2007년부터 중국에 한국 패션상품 구매대행 서비스를 제공, 현재 중국 상해 서비스대행 지사에 90여명의 직원과 한국지사 홍콩본사 직원을 포함 120여명의 직원을 통해 중국고객에게 한국상품 구매대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온라인몰도 현지화가 있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만 있으면 성공하느냐? 그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11번가로 유명했던 SK가 ‘쳰쉰(千寻)’이라는 브랜드로 쇼핑몰을 오픈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짧은 기간 마케팅 비용만 한화 200억원을 투자했다는 후문을 남기고 중국 징둥상청(京东商城 365buy)에 매각했다.
또한 홈인테리어 제품으로 지난해 말 타오바오에 입점한 B사는 “디자인과 품질을 내세운 한국산 제품이라고 무조건 팔리지는 않는다”라며 “판매 아이템을 선정하고 상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현지사정을 잘 고려하지 않으면 많은 비용을 투자해도, 제품 품질이 뛰어나도 고객들은 외면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아무리 잘나가는 쇼핑몰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현지화라는 것이다.
중국 쇼핑몰 시장의 가능성만 믿고 충분한 준비없이 뛰어들면 낭패라는 선입점자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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