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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다가오면서 중국 학생들이 밀린 방학 숙제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숙제를 대신해주는 로봇이 등장해 화제다.
17일 진강만보(钱江晚报)에 따르면, 이 로봇은 학생의 글씨체를 모방해 본문 또는 새로운 글자를 베껴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주로 학생들의 국어, 영어 과목 숙제를 돕는 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얼빈(哈尔滨)에 사는 장(张) 씨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 딸이 밀린 숙제를 이틀 만에 조금의 오타도 없이 끝낸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이후 장 씨는 딸의 방에 들어가고 나서야 로봇이 대신 숙제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딸이 춘절에 받은 세뱃돈을 모아 몰래 로봇을 장만한 것이다. 장 씨는 크게 화를 내며 로봇을 그 자리에서 부숴버렸다.
하지만 이 로봇의 존재가 알려지자 뜻밖에 일부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학부모들은 “기가 막힌 로봇”, “이런 로봇이 필요했다”, “어디에서 살 수 있느냐”며 큰 관심을 보였다.
현재 이 로봇은 인터넷에서 ‘글씨 쓰는 로봇(写字机器人)’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로봇 종류는 10가지가 넘으며 가격대는 400위안부터 1200위안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로봇은 1099위안(18만원) 짜리로 월 판매량이 200대에 달했다.
로봇의 사용법은 매우 간단했다. 사용자의 글씨체를 인식하게 한 뒤 베껴 써야 할 내용을 입력, 로봇 팔에 연필, 또는 볼펜을 끼워 넣으면 된다. 로봇은 사용자의 글씨체를 모방해 1분에 약 40개의 글자를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지루(安吉路) 실험학교 국어 교수 류파젠(刘发建)은 “학부모들의 ‘숙제 로봇’에 대한 관심의 본질은 현재 학교에서 방학 숙제로 내주는 대량의 ‘베껴 쓰기’ 숙제에 대한 불만이 내포되어 있다”며 “방과 후 과제로 ‘베껴 쓰기’는 적게 내 주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숙제 로봇’으로 알려진 이 로봇은 초창기 예술가들을 위해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을 발명한 셰(谢) 씨는 “예술가들이 초고를 완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로봇을 만들게 됐다”며 “학생들이 이를 이용해 숙제를 대필하는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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