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인 밀집지역 왕징(望京)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우리 유학생을 기리고 유학생들의 축구를 통한 건전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뜻깊은 축구대회가 개최됐다.
지난 26일, 베이징 왕징 추스(求实)직업학교 운동장에서 '제1회 이장근배 베이징대학생 축구대회'가 열렸다.
이장근장학금기금회와 명성교육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임팩트, 고구려, 토탈(TOTAL)07, 백두산, 엠유(MU), INTL, 타이거(TIGER), 러시(RUSH) 등 현재 베이징 대학축구 리그에서 활동 중인 8개 팀 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우리 학생들은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 가운데서도 서로를 독려하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녹색 그라운드를 달궜다.
▲이장근 군이 임팩트 부원으로 활동할 당시 입었던 유니폼과 '제1회 이장근배 베이징대학생 축구대회' 트로피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우리 유학생들간의 친선대회 같지만 이번 대회는 지난해 스폰서 문제로 막을 내린 10년 역사의 베이징 축구대회 백두산컵을 대신하고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인민대 재학생 이장근 군의 부모가 축구를 좋아했던 아이의 넋을 기리고자 유학생들을 위한 축구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장근 군은 2년 전 우다오커우(五道口) 인근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전동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맞은편에서 역주행하는 전동차를 피하려다가 가로수를 들이박는 사고로 사망해 학우, 주변 지인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사고 당시 이 군은 중국인민대학 공상관리학원 4학년에 재학 중이었으며 축구동아리 임팩트의 주장으로 활약했었다.
▲이장근장학금기금회 이태성 이사
이 군의 부친 이태성 씨는 아들의 사망 후 실의에 빠졌지만 아들의 대학입시 교육을 담당했던 명성교육 김문수 대표의 제안으로 아들의 이름을 건 장학금기금회를 설립하고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형편이 어려운 우리 유학생, 조선족을 추천받아 3차례에 걸쳐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이번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유학생들을 위한 컵대회가 스폰서 문제로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장근장학금기금회 이태성 이사는 "아들이 죽고난 후 하늘에서 아버지에게 좋은 일을 하라고 얘기해준 것 같다"며 "그라운드에서 뛰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모두가 내 아들 같고 삶에 동력을 얻을 수 있어 매우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매년 장근이의 이름을 건 축구대회를 열어 베이징에서 유학하는 우리 학생들이 축구를 통해 건전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고구려가 차지했으며 준우승은 INTL, 3위는 임팩트가 차지했다. 각 팀에게는 상금 3천위안, 2천위안, 1천위안이 각각 수여됐다. 득점왕은 엠유 박상현 군, 최우수선수상은 고구려 나종윤 군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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