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홍콩 중심도로를 가득 메운 시위대 인파 /사진=로이터
지난 주말부터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점차 심해지면서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이 정치적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화(新华)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새벽부터 홍콩의 주요 쇼핑센터, 상업구역을 비롯해 심지어 빅토리아항, 주룽(九龙) 지역으로까지 '센트럴 점령(占领中环)'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금융가의 은행들과 학교가 휴업했으며 소매, 요식업, 관광업계를 비롯해 일반 시민들의 생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방식 때문에 촉발됐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달 31일 "홍콩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으나 후보인은 중국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1천2백명의 절반 이상 지지를 받은 후보만 입후보할 수 있으며 홍콩에서 선거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내용에 반발한 야당과 학계는 '센트럴을 점령하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지난 25일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수업 거부로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28일 현지 경찰이 시위대를 상대로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최루탄을 여러 차례 터뜨려 해산시키려 한 것이 홍콩 주민들의 분노를 일으켜 참가자들이 급증했다.
이 때문에 홍콩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10월 1일 국경절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고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시위대에 최대한 빨리 평화적으로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위대 인원들은 이를 거부하고 홍콩 주요 지역에서 량전잉(梁振英) 행정장관의 퇴진을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WSJ는 "시위가 점차 심해지면서 시진핑 주석은 양보와 진압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의 갈림길에 직면했다"며 "홍콩 선거제도를 개혁할 경우 외부에 연약한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으며 만약 무력 진압을 할 경우에는 1989년 톈안먼(天安门) 사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타이완(台湾)과의 통일을 바라는 중국이 통일 모델로 홍콩을 내세운 상황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터뜨리고 홍콩 금융가에서 시위하는 모습은 수많은 타이완 주민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여론 확산을 우려해) 중국 대륙에서 매체, SNS를 통해 전파되는 소식은 엄격한 검열을 받고 있다"며 "지난 29일부터는 유명 SNS 애플리케이션인 인스타그램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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