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사고로 선체가 90도 가량 기울어진 세월호. 해경 구조인원이 여객선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중국 언론이 진도 부근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를 실시간으로 집중 보도하고 있다. 사고 실종자들 중에는 중국인 승객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화(新华)통신, 중국뉴스넷(中国新闻网) 등 주요 언론은 "승객 475명을 태운 한국 세월호가 16일 오전, 전라남도 진도군 관매도 서남쪽 방향 3km 부근에서 침몰했다"며 "1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8명이 죽고 179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288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17일 전했다.
중국 언론은 앞서 사고가 발생한 16일부터 '세월호 침몰 소식'을 긴급타전한데 이어 17일 오전까지 인명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또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물세례를 받았다", "여객기에 탑승한 학생이 부모에 죽기 전에 '이 말 못할 것 같아 미리 말한다.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등 사고 현장 소식과 사고 원인 분석 등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소식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바이두(百度), 왕이(网易) 등 주요 포탈사이트 역시 세월호 침몰 소식을 헤드라인 뉴스로 배치해 관심을 보였으며 사고 현장 사진도 게재했다.
신화통신은 "여객선에 중국인 승객 2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인 '신국제(新国际)'는 "현장에 있는 중국인 가족이 자신의 여동생과 제부가 탑승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배에 탑승한 중국인은 표를 구입할 때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지 않고 그들이 렌트한 차량번호판 등록증만 기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한중국대사관 측이 차량번호판을 근거로 확인한 결과, 여객선 승객 중 한(韩)모 씨와 리(李)모 씨가 중국인인 것을 확인했다"며 "한국 해경 측에서는 두 사람의 여객선 티켓 구입 내역을 찾지 못한 상태이며 대사관에서 현재 한국 측에 상세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 관련 부문에서는 여객선 안에 중국인 승객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인 가족에 따르면 두 사람은 렌트한 자동차로 제주도를 여행할 계획이었다.
중국의 대다수 네티즌은 웨이보를 통해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구조되길 바란다", "사망자들의 명복을 빈다", "한국에게는 끔찍한 날이다", "젊은 생명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해달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한편 국내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16일 오전 8시 58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3.3㎞ 해상을 지나던 인천 선적 여객선 세월(SEWOL·6825t)호가 "침수가 시작됐다"며 목포 해경에 구조를 요청했다. '세월호'에는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등 승객과 승무원 475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던 중이었다.
국내 언론은 "이번 사고는 1993년 292명이 사망했던 서해훼리호 사고 이후 최대의 해난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고가 접수되자 해경과 해군 소속 헬기와 선박, 가까운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수십 척이 사고 해역에 출동, 오전 9시 40분쯤 5명을 구조한 것을 시작으로 구조 작업을 벌였다. 구조 인력이 도착했을 당시 세월호 선체는 이미 45도 가까이 기울어져 있었고, 오전 10시 30분쯤 수면과 거의 수직이 됐다. 침수 2시간 20여분이 지난 오전 11시 20분엔 수심 37m 지점에 침몰했다. 이후 해난구조대(SSU)와 해군 특수전단 요원들이 선실에 투입돼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
구조된 승객들은 "배가 침몰하기 전 '쾅' 하는 굉음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안전행정부는 "전날 안개 때문에 출항이 세 시간 정도 늦어진 여객선이 제주 입항을 앞당기기 위해 항로를 벗어나 운항하다 암초에 걸려 좌초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를 잇는 정기 여객선이다. 2012년 말 국내에 도입된 세월호는 길이 145m, 폭 22m 규모로 국내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의 여객선에 속한다. 여객 정원은 921명이며 차량 180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52개를 동시에 적재할 수 있다. 여객선은 로얄실, 패밀리룸, 단체여행객용 객실과 휴게실·편의점·식당·게임룸·샤워실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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