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阿里巴巴)그룹, 쑤닝(苏宁), 궈메이(国美) 등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를 넘어서 세계 최대 B2C 업체인 아마존닷컴을 뛰어넘는 것이 목표다”
38세 젊은 나이에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넷(淘宝网) 이어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2위인 ‘360바이닷컴(360buy.com)을 일궈낸 징둥상청(京东商城) 류창둥(刘强东, 1974년생)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출사표다.
▲류창둥
류창둥 CEO는 1998년 중관촌에 지금의 징둥상청의 전신인 가전판매회사 ‘징둥공사’를 창립한 후, 14년만에 가전판매에서 전자상거래로 성공적으로 전환해 지금의 성공을 일궈냈다. 더욱이 ‘푸얼다이(富二代, 재벌 2세)’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창업해 성공한 자수성가형 사업가이다.
중국 CCTV는 지난해 중국 경제를 빛낸 인물에게 수여하는 ‘중국경제인물(中国经济人物)’로 류창둥을 꼽았으며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도 류창둥 CEO를 ‘2012 40대 이하 40대 재계 엘리트’, ‘중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50대 비즈니스 리더’ 중 한 명으로 선정하는 등 그의 능력을 인정했다.
류창둥은 어떻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징둥상청을 타오바오에 이은 중국 2위 업체로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젊은 시절 실패를 보약 삼아 성공
1974년, 장쑤성(江苏省) 쑤첸시(宿迁市) 라이룽진(来龙镇) 창안촌(长安村人)에서 태어난 류창둥 CEO는 쑤첸시의 중고등학교를 나와 18세에 중국인민대학 사회학과에 합격했다. 사회학과에 입학했지만 컴퓨터에 흥미를 느낀 그는 프로그래밍을 배워 짬짬이 프로그램을 짜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류창둥은 그러던 중, 한번에 큰 돈을 벌 생각으로 창업 아이템을 찾다가 요식업이 눈에 띄었다. 식당을 차리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부친으로부터 20만위안(3천6백만원)을 빌려 베이징에 식당을 차렸지만 몇 달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류창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업 실패 후, 처음 든 생각은 인간 본성에 대한 실망이었다. 종업원들에게 그렇게 잘해줬는데 배신을 당하자 인간이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계속해서 고민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1996년 학교를 졸업했지만 사업 실패로 막대한 빚을 지고 있던 류창둥은 빚을 갚기 위해 일본생명에 들어갔다. 일본생명에서 2년 동안 일하면서 그는 자신이 사업에 실패한 것이 자기 때문인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식당 외관은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식당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고 회계·금융 시스템도 없었다.
실패 원인을 깨달은 류창둥은 다시 한번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당시 휴대폰 등 가전제품을 한곳에 모아놓고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자본금 1만2천위안(210만원)을 가지고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中关村)에 가전제품 판매업체인 ‘징둥공사’를 창업했다.
류창둥은 이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재고 관리부터 회계까지 직접 관리했다. 그의 노력으로 회사는 5년만에 12곳의 분점, 누적 수익 1천만위안(18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2002년 중국 전역에 닥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류창둥에게 또 한번의 도약 기회를 줬다.
사스로 인해 사람들은 집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 했고 전자제품 매장은 파리만 날렸다. 고심하던 중, 매장 관리인으로부터 ‘온라인 판매’에 대해 조언을 받은 그는 가전제품 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류 CEO는 “사스가 아니었다면 난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사스가 지나간 후, 류창둥은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시장 개척에 나섰으며 2004년 지금의 징둥상청인 ‘360바이닷컴’을 창립하기에 이른다.
▲징둥상청에서 운영하는 360바이닷컴 홈페이지
징둥상청의 거침없는 질주, 비결은?
‘360바이닷컴’은 창립 후, 연평균 성장률 300%를 기록할 정도로 승승장구한다. 지난해 거래 규모는 309억6천만위안(5조6천억여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210억위안(3조6천8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시장점유율은 50.1%를 기록해 중국 B2C 전자상거래 홈페이지 중 최고를 기록했다.
현재 가전, 디지털제품, 패션, 생활용품, 온라인 관광상품은 12개 분야에서 1백만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타이완(台湾) 등 해외에도 진출해 영업망을 확장했다.
2009년 초에는 캐피탈투데이, 불 캐피탈 등으로부터 모두 2천1백만달러(230억원)를 투자받았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중 처음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10년 투자모집에는 세계 2대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로부터 투자제의가 들어왔으며 지난해 4월에는 페이스북, 그루폰에 투자해 재미를 본 러시아의 DST 투자회사로부터 5억달러(5천720억원)를 유치하는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부터 성공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처럼 ‘360바이닷컴’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빠른 물류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360바이닷컴’은 화베이(华北), 화둥(华东), 화난(华南), 시난(西南), 화중(华中), 둥베이(东北) 등 주요 지역에 물류센터를 건립해 300개 주요 도시에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따라서 고객이 오전 11시 이전에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중국 주요 지역에선 당일 오후 6시 전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오후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물건을 수령할 수 있다.
또한 제품의 판매 현황을 파악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과감히 내치고 판매량이 높은 제품들만 선별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켰으며 배달 물품에 불만이 접수되면 100분 안에 불만 접수품을 회수하는 ‘100분 정책’을 실시해 고객의 불만을 최소화했다.
특히 징둥상청의 1억번째 주문이 접수됐을 때 자신이 징둥상청 유니폼을 입고 직접 물건을 배달한 일화가 당시 접수받은 고객을 통해 알려지면서 고객들은 징둥상청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직원 관리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신입사원에게 연봉으로 10만위안(1천8백만원)을 지급하고 1년간의 전문 직업교육도 시켜준다. 중고위급 관리자에게는 상하이의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에서 EMBA 과정을 수료하도록 지원해준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징둥상청은 지난 5년 동안 단 한 명의 직원도 스스로 퇴사하지 않았다.
전자상거래의 마오쩌둥, 나스닥 상장 준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6월 류창둥과의 인터뷰 후 “류창둥은 마오쩌둥(毛泽东)과 닮은 구석이 많다”고 평했다. 외모도 그렇지만 과감한 정책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이 마치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마오쩌둥과 비슷해서이다.
류창둥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업공개를 단행해 투자자금을 확보, 5년 안에 선두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JP모건, UBS 등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신청서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공개로 자금이 확보되면 현재 보유자금과 합쳐 오픈마켓으로 변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제품을 매입해 직접 판매하는 종합쇼핑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수많은 판매자가 입점하는 오픈마켓으로 변화해야 타오바오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류창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치열해 끊임없는 혁신이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알리바바, 아마존의 성장 모델, 영업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글로벌 전략을 집중적으로 시행해 세계 최대 B2C 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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