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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장비 수출 제한 기한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9일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최상목 한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삼성, 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별도의 허가 없이 미국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미 두 회사에 이 결정을 통보했으며 효력은 통보 즉시 발효된다.
미국 정부는 최근 수출 관제 부처와 국가 안보회의(NSC) 경제 안보 대화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포함시켰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 VEU 명단에 포함되면 이후 별도의 허가 없이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도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각국 정부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며 “앞으로 각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유예 연장 결정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각국의 법을 성실히 준수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7일 중국에서 생산된 18나노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의 생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등 중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추가 강화했다.
이후 삼성,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별도의 허가 없이 중국 공장에 필요한 반도체 생산 설비를 공급할 수 있는 ‘면제’ 정책을 유효기간 1년으로 승인받았다.
시장조사연구기관 지방(集邦)컨설팅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D램시장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각각 39.6%, 30.1% 시장 점유율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각각 31.1%, 17.8% 비중으로 1,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두 회사의 주요 생산 기지로 지난 2005년 SK하이닉스는 장쑤성 우시에 D램 공장을 설립한 뒤 누적 200억 달러(26조 9000억원)를 투입했다. 지방컨설팅의 2022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의 생산 능력은 전세계 D램 총 생산량의 약 13%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인텔 다롄 공장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90억 달러(12조 1000억원)에 인수해 오는 2025년 인도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 공장의 생산량은 세계 낸드플래스 총 생산량이 9%에 달한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에도 거대 자금이 투입됐다. 2012년 9월 1기 프로젝트가 착공한 뒤 2014년 5월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실제 투자액은 108억 7000만 달러(14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17년 8월 12인치 플래시 메모리칩 2기 프로젝트에 70억 달러(9조 4000억원), 2019년 12월 2기 프로젝트 확충에 80억 달러(10조 7700억원)가 추가 투입됐다. 시안공장은 삼성 글로벌 낸드플래시 총 생산량의 약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차이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지속 가능한 생산 확대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고 분석했다. 9월 22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 최종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반도체 공장은 향후 중국 등 국가에서 생산 확대, 공동 과학 연구 활동이 제한되는 협약을 미국 상무부와 체결하게 된다. 이 가운데 첨단 공정, 성숙한 공정의 생산 확대는 각각 5%, 10%로 제한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4나노미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으로 2024년 말 양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7월 SK하이닉스의 모회사 SK는 미국에 투자를 220억 달러(29조 6500억원)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SK의 대미 투자 총액은 3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반도체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게 되면 향후 중국에 신규 투자가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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