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서북단 국경지역 산골에 사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중국 최고 명문 학부인 베이징대와 칭화대에 동반 합격하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지역 신문인 도시소비신보(都市消費晨報) 등 매체에 따르면 아러타이(阿勒泰地區)지구 하바허(哈巴河)현 토박이인 쑹사오펑(宋少鵬)과 쑹사오둥(宋少棟) 형제가 각각 칭화대와 베이징대에 입학할 예정이다.
러시아,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마주한 하바허현은 인구가 고작 8만명으로 신장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도 한참 떨어진 궁벽한 산골 마을이다.
형 쑹사오펑은 전국 규모의 경시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한 경력을 인정받아 대입시험과 상관없이 칭화대 에너지동력학과에 특례 전형으로 이미 합격을 한 상태다. 그는 순전히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보기 위해 최근 치른 대입시험에서도 691점의 고득점을 올렸다.
동생 쑹사오둥도 이에 질세라 674점을 받아내 베이징대 경제학과에 지원했다. 최근 이 대학이 발표한 합격 커트라인 점수가 550점이어서 정식 합격증이 아직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입학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할 수 있다.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 탓에 쌍둥이는 서로 가정교사 삼아 공부를 해야 했다고 한다.
물리를 잘하는 형은 동생을 가르치고, 화학을 잘하는 동생은 반대로 형에게 알려주는 식이었다. 둘 다 모르는 것은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았다.
주변 사람들은 ’똑똑한’ 쌍둥이가 성적만 좋은 것이 아니라 속 또한 깊은 아이들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한다.
열아홉살 형제는 요즘 공사판에서 모래와 시멘트, 벽돌 따위를 나르는 일당 40위안(7천원) 짜리 막일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의 등록금이 1년이면 1만위안(180만원), 한 사람의 생활비가 최소 1천위안(18만원)은 한다는 말을 듣고는 조금이라고 부모님의 부담을 줄여 들이기 위해 나선 것이다.
쑹사오펑은 "우리는 이미 어린 아이가 아니니까 집안의 부담을 스스로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임시로 막일을 하고 있지만 고등학생들이 방학을 하면 우리의 장기를 살려 가정교사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정식으로 합격 통지서가 날아오면 각자의 학교에 연락해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 등을 신청해 부모에게 최소한의 부담을 주겠다는 각오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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