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저녁, 왕징서역 지하철역에서 호객꾼의 안내에 따라 헤이처를 따는 시민
'마을버스'와 같은 근거리 대중교통 수단 마련해야
베이징의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에서는 관련 기관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영업차량인 헤이처(黑车)가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는 최근 왕징서역(望京西站) 등 왕징 지역의 헤이처 밀집 지역을 탐방해 운행 실태를 조사하고 헤이처 운행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을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19세 소녀가 왕징에서 헤이처를 탔다가 납치범들로부터 가까스로 도망친 사건이 발생한 후, 관련 부문은 헤이처 단속을 강화했다. 이에 헤이처 기사들은 호객꾼을 동원해 단속을 피하고 있다.
오후 6시경, 왕징서역에서는 "택시를 찾느냐? 10위안이면 왕징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외치는 중년의 여성 호객꾼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택시를 잡으려 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4명을 모아서 지하철역 부근에서 대기하는 헤이처를 불러 탑승시킨다.
예전에는 헤이처 기사가 직접 호객 행위를 했으나 단속이 강화되자, 왕징서역 지하철역에서 2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다가 승객을 태우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다.
베이징 관련 부문의 단속은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지난 2010년 말, 왕징서역 부근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한달 동안 180여대의 헤이처를 단속했고 지난해 5월에도 헤이처 집중 단속을 벌여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월에는 왕징 주민들이 "헤이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달라"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신문은 이같이 헤이처가 고질적 문제가 됐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헤이처 차량 수에 비해 단속인원이 부족하고 왕징 일대에서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왕징서역에서 출발하는 일반 버스의 평균 배차 간격이 20분이 넘는 데다가 택시기사들도 "왕징 길이 복잡해 잘 모른다", "통행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왕징서역 운행을 꺼린다.
또한 왕징역, 왕징에 위치한 대형마트의 경우에도 헤이처 수에 비해 경찰 단속인원이 적고 택시를 잡기 쉽지 않아 주민들은 헤이처 기사가 택시비보다 높은 가격을 불러도 울며 겨자먹기로 헤이처를 이용해야 한다.
신문은 "적지 않은 왕징 주민들이 관련 기관에 헤이처 문제를 건의했지만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해결책으로 "승객 개개인이 헤이처 이용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며 관련 부문도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형식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의 '마을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시스템을 도입해 시민들의 이동을 원만히 해결하지 않고 헤이처 운행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헤이처 사건이 터지자, 대책도 없이 단속만 하면 왕징 시민들의 발을 묶어놓는 결과를 빚어 시민들의 불만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왕징의 대형 백화점에서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고객들의 이동 편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저렴하고 안전한 근거리 대중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면 헤이처를 타야 하는 이유가 없어져 헤이처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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